[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3일 금융시장에서는 G20개최가 금리결정의 변수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기조를 유지하고 양적완화책을 강구하면서 우리나라가 이런 분위기를 깨고 선재적인 금리인상에 나서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0~0.1%로 낮추고, 국채 등 회사채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지난달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조만간'이란 문구를 넣어 완화정책의 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다음달 G20의장국으로서 이들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국제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가 독단적인 선택을 하기 어려운 이유다.
물론 상대적인 경기 회복 속도를 감안했을 때 우리나라가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이상할 바는 없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연간 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으며 배추값 폭등으로 시작된 물가 불안은 금리인상의 당위성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 전망이 우세했던 지난달에도 세계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며 기준금리를 2.25%로 유지하며 시장을 놀래킨 바 있다.
이번달 기준금리 인상과 동결, 어느쪽을 예상하든 시장전문가들은 G20을 앞둔 점을 부담으로 지목했다.
이미 금리인상의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많은데 다른 나라 눈치를 보느라 금리인상 결단을 내리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지난달에도 한 차례 금리인상 시기를 놓쳤다"며 "경제상황을 고려했을 때 환율 하락이 부담되도 금리인상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도 "결정을 내릴 때 G20을 앞둔 부담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본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G20국가들은 일본같이 유동성을 푸는 곳이 있는 반면 브라질같이 회수에 들어간 곳도 있어 우리나라는 중간에서 고민에 빠질 것" 이라며 "우리가 잔치를 열어놓고 분위기를 흐리긴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아직까지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빠져나왔다고 보기 힘든만큼 출구전략의 속도조절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최석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이번에 금리인상을 한다면 G20에서 남아있는 카드가 없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세계 각국이 자국통화 절하를 통해 수출증대를 노리는 가운데 우리가 이에 반하는 선택을 먼저 나서서 한다면 다른 나라와의 공조를 논의할 때 내세울 부분이 없어진다"는 얘기다.
그는 "인상의 당위성은 변함이 없다. 다만 결정을 내리지 못할 뿐" 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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