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강서구에 따르면 방화동 건설 폐기물 처리장 9곳에서는 하루에 약 2500톤 가량의 폐기물이 처리된다. 이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은 비산먼지·매연·소음·악취에 대한 민원을 꾸준히 제기했다. 이 때문에 강서구에서는 방화동 건폐장 이전을 오래전부터 추진하고 있었다.
지난 2015년에는 당시 지역구 국회의원이던 김성태 의원이 건폐장 이전을 위한 국비 150억원을 확보했다. 서울시는 2016년에 20억원, 2017년에 5억원을 들여 건폐장 이전 계획을 세웠다. 자원순환단지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용역부터 타당성 조사,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기본계획수립 등에 25억원을 쓴 것이다.
그러나 진전은 없었다. 결국 시와 강서구는 2019년 건폐장 이전 추진을 위해 지원된 국비 150억원에 이자 5억7000만원을 더한 155억7000만원을 환경부에 도로 돌려줘야 했다.
건폐장 이전 문제가 서울시와 강서구의 '답 없는' 숙원사업인 가운데, 5호선 연장을 빌미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생겼다. 5호선 노선을 두고 서울시·김포시·강서구 세 지자체가 수년 간에 걸친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는 사이 김포시가 노선 유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덜컥 건폐장 이전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김포시 측은 건폐장 업체들을 이전할 경우 지금처럼 곳곳에 산재된 형태가 아닌, 통폐합으로 일종의 클러스터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각 업체들에 대해 보상만 충분히 이뤄진다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5호선 연장 사업의 열쇠는 방화차량기지와 건설 폐기물 처리장들의 이전이다. 방화차량기지의 경우는 시유지이기 때문에 확정된 노선과 대체 부지만 있다면 이전에 큰 문제가 없다. 통상적으로 지하철 차량기지는 종점에 마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폐장 이전이 문제다. 오랫동안 강서구에 터를 잡아 영업을 하고 인프라를 만들어 온 건폐장 업체들이 김포시로 시외 이전에 동의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나 지자체는 건폐장 업체들잉 이전을 강요할 수 없다. 방화동 건설폐기물 처리장은 개인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도 이 시설들이 관련 법령에 의해 허가·승인을 받은 시설이기에 강제 이전 등의 조치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보상 규모나 이전 시기도, 규모도 불투명한 상태다.
김포 주민들의 반발도 격하다. 5호선 연장에 찬성하지만, 그 조건이 님비시설인 폐기물 처리장 이전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김포시청 홈페이지에는 시민들이 "5호선 연장을 무슨 숙원사업 이룬 양 건설폐기물까지 않았다. 주민들에게 물어보고 하라"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생활 폐기물을 소각하는 광역자원회수시설 현대화 사업 추진에도 주민들이 반기를 드는 것으로 미뤄볼 때 김포시민 반발도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다. 더욱이 김포시는 데이터센터 건립을 두고 시민들이 초고압 전력선으로 유해 전자파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며 각종 시설 건립에 예민한 상황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그동안 사업 걸림돌이었던 건폐장 업체 이전에 김포시가 협조한다는 뜻으로, 이와 관련해 주민과 업체 의견 수렴은 아직"이라며 "업체 이전은 물론 폐업 유도나 인수합병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보상 규모나 주체 또한 서울시와 협의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병수 김포시장이 지난 11일 서울시청 영상회의실에서 '5호선 방화역~김포 연장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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