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항공기 운항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미국 연방항공청(FAA) 전산 고장으로 대규모 결항사태가 발생한 것을 두고 미국 항공 관리 체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항공 대란은 항공 안전을 책임 지고 있는 FAA와 미국 항공관리 체계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국가 항공 시스템의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평가했습니다.
FAA는 원인 조사 결과 전산 고장의 원인은 해킹이 아니라 손상된 데이터베이스 파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앞서 FAA는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각각 인도네시아 라이언 에어와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737맥스 추락사고와 관련해서도 감독 책임에 대한 비판을 받았고, 또한 지난해 연말 사우스웨스트항공에 의한 결항 대란 사태도 발생한 바 있습니다.
NYT는 FAA에 누적된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는 예산 부족을 꼽았습니다. FAA 2022년 예산은 185억달러(약 23조원)로, 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2004년보다 적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FAA 수장 자리도 현재 공석 상태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7월 덴버국제공항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필립 워싱턴을 지명했지만, 경험 부족 등 비판을 받은 그는 아직 의회의 인사청문회도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항공 전문가들은 "FAA의 기술이 구식이 됐고 시스템 강화를 위한 점검 자원도 장기간 부족한 상태에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항공관제사 등 전문 인력 부족도 문제가 됐습니다.
약 20년 전 국가 항공 시스템의 대대적 개편을 위해 미 의회가 출범시킨 차세대 항공교통 시스템(NextGen) 프로젝트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고장 원인과 함께 시스템의 회복력이 왜 이 수준인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 연방항공청(FAA)은 전산정보 체계 오작동을 이유로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오전 9시까지 모든 국내선 항공편에 운항 중단 명령을 내렸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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