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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사외이사 제도 이대로 괜찮나
1차 회장 후보 추천도 외부 헤드헌터가
"전직 임원, 관료 출신 물밑작업 치열"
2023-01-20 06:00:00 2023-01-20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지주사의 이사회 멤버인 사외이사는 막강한 권한을 가집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또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해 지주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의 인사까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경영진의 독단을 막기 위해 회추위나 임추위에 현직 회장을 배제시키기까지 했습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역시 사외이사들이 맡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지주(316140)의 경우 다른 금융지주와는 다르게 사외이사의 선임권한이 과점주주에게 있습니다. 정부가 우리금융지주의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과점주주에게 사외이사의 선임권한을 내줬기 때문입니다.
 
우리금융은 외환 위기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였지만, 현재는 완전히 민영화된 상태입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과 우리은행의 우리사주조합이 총 9.82% 지분으로 최대 주주이고, 3~5%대 지분을 나눠 가진 민간 주주가 있습니다.
 
사외이사 7명을 보면 노성태 이사회 의장은 한화생명이 추천했고, 박상용(키움증권 추천), 정찬형(한국투자증권 추천), 장동우 사외이사(IMM PE 추천), 윤인섭(푸본현대생명 추천), 신요환(유진 PE 추천), 송수영(사외이사 추천) 등 다른 사외이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외이사 7명 중 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장동우 등 4명의 임기는 오는 3월 만료됩니다. 우리금융이 사외이사진을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운 방향으로 사외이사진을 꾸릴 수 있느냐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우리사주조합은 사외이사 추천권한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055550))는 일본계 주주들이 지분의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사외이사진에 포진하고 있어 외압 우려가 가장 적은 금융지주로 꼽히고 있습니다. KB금융의 경우 과거 '낙하산 회장'이 임명된 사례가 있어 현 회장 체제에서 외풍을 막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의 사외이사가 과점주주 추천 인사들이지만, 회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지나치게 권한이 적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우리금융 임추위원들은 외부출신 후보군 추천 권한을 헤드헌터 회사에 넘긴 상태입니다. 그룹 내부 승계 프로그램에 근거해 현직 은행장과 계열사 사장, 지주사 부사장, 부행장 등은 자동으로 편입되는 구조입니다.
 
임추위원들은 임추위 회의가 열려야 외부출신 인사 명단을 처음으로 받게 되는 겁니다. 과거 우리금융 회장 공개모집(공모) 과정을 거치기도 했지만,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 것을 우려해 헤드헌터에 의뢰하는 것으로 변경한 것입니다. 외부 기관에 중요한 권한을 넘기다 보니 되려 후보들의 물밑 작업이 과열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입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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