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위례 개발 의혹’ 쟁점…‘민간업자 특혜 인식 여부’
“재판 단계서 진술 뒷받침 물증 없으면 유죄 인정 쉽지 않아”
선거자금 조달 규명 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일부 ‘유죄’ 가능성
2023-01-28 12:00:00 2023-01-28 13:18:56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검찰이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 사업’ 진행 과정의 최정점으로 지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부(부장검사 엄희준)·반부패수사 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이 대표를 상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옛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등을 집중 조사합니다. 이 대표에게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 관련 부정처사 후 수뢰 등의 혐의를 추가 적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핵심 혐의 ‘배임·부패방지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 적용 가능성
  
법조계에 따르면 이 중 핵심 혐의는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와 이해충돌방지법(옛 부패방지법), 그리고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입니다.
 
검찰은 당시 성남시장으로 ‘최종 의사결정권자’였던 이 대표가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민간업자들에게 개발사업 수익을 몰아줘, 그만큼 성남시에 손해(배임 혐의)를 입혔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822억원의 ‘확정’ 이익을 배당받은 반면 화천대유와 관계사인 천화동인 1~7호는 404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습니다.
 
또 민간업자들은 2019년 3월부터 현재까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 명의 택지 분양수익으로 약 4054억원, 5개 필지에 대한 아파트 분양수익 약 3690억원, 자산관리 위탁수수료 약 140억원 등 총 7886억원 상당의 사익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씨, 남 변호사 등을 이해충돌방지법(옛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할 때 계산한 금액입니다.
 
검찰은 지난해 9월에도 대장동 사업의 예고편으로 불린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 의혹’ 관련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등을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습니다.
 
옛 부패방지권익위법 7조의 2는 공직자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범죄로 얻은 이익은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과 청탁금지법이 신설되면서 2021년 5월 삭제됐는데, 검찰은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이 2013~2016년 진행됐다는 점에서 해당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후 진행된 대장동 개발 사업의 경우 아파트 분양수익 등으로 현재까지도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부패방지법이 아닌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의율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결국 이 같은 민간업자들의 특혜를 이 대표가 ‘인식’하고 승인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 ‘이재명 선거자금 조달 가능성’ 주목…최대 승부처는 법정
 
검찰은 2014년 이 대표 성남시장 재선 과정과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민간업자, 남 변호사 등을 통해 건네받은 자금 용처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 전 부원장과 정 전 실장에게 흘러들어간 자금이 이 대표 선거자금으로 쓰인 정황이 발견된다면 검찰은 정치자금법 혐의를 적용할 전망입니다.
 
이밖에 검찰은 이 대표가 천화동인 1호 배당 수익 700억원(세후 428억원)을 제공받기로 약속받았다고 의심하고 있어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법조계는 이 대표가 검찰의 기소를 피하지 못할 것이란 전제 하에 양측이 법정에서 진술 신빙성, 혐의 쟁점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이 대표에게 적용될 혐의들이) 유죄로 인정되려면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 등의) 진술을 뒷받침할만한 물증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며 “아직 검찰에서 (이 대표에 대해) 공소제기를 한 게 아니라서 알 수 없지만 (혐의 입증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다른 혐의들에 비해) 입증이 비교적 수월한 면이 있어 만일 자금 추적 등을 통해 용처가 밝혀진다면 유죄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서초동 한 변호사도 “지금까지 유 전 본부장 등 진술이나 녹취록 등에 의하면 (이 대표에 대한) 뇌물 관련 혐의와 정치자금법 혐의 적용 양립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며 “부정처사 후수뢰 혐의 보다는 당시 시의원이 아니었던 정진상 전 실장 등 진술에 따라 정치자금법 혐의를 적용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7일 전북 익산시 익산시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63차 전북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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