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옥.(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로봇 사업 영역 다지기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LG전자(066570)와
현대차(005380)그룹 등이 이미 로봇 사업에 뛰어든 가운데 삼성전자까지 참전하면서 업계에선 '로봇대전'이 거세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로봇 전문양성 인재를 키워내는 일이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삼성전자는 13일 대전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에서 '삼성전자 로보틱스 인재양성 프로그램' 신설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로보틱스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한 건 로봇 연구를 선도할 전문 인력을 선제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학위취득 동시에 삼성전자 입사…"로봇, 신성장동력 육성 적극 지원"
해당 프로그램은 채용연계형 석사 과정인데요. 삼성전자와 카이스트는 2023학년도부터 매년 10명의 장학생을 선발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는 "심화된 이론과 실무 역량을 겸비할 수 있는 로보틱스 관련 커리큘럼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학위 취득과 동시에 삼성전자 입사 등 파격 혜택을 줄 계획인데요. 학생들은 재학 기간 동안 등록금과 학비 보조금 등 산학장학금도 지원받습니다. 삼성전자 현장실습, 로봇 학회와 해외 전시회 참관의 기회도 제공받게 됩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전경훈 사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로봇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로봇 분야에 전문화된 인재 양성을 위해 프로그램을 신설했다"며 "로봇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카이스트 이승섭 부총장은 "최근 미래산업인 로봇 관련 기술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관련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개척해 나갈 예정"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로봇 사업을 점찍은 바 있는데요. 삼성전자는 지난달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59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지난해 초엔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하는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로봇 관련 투자 계획을 지속해서 밝히고 있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CES 2023에서 "로봇을 신사업으로 점찍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연내 'EX1'이라는 이름의 로봇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노인들의 운동을 돕는 시니어케어 로봇으로 알려졌습니다. EX1의 상용화를 계기로 삼성전자는 본격적으로 로봇 사업을 영위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인 로봇 분야에서 이처럼 다양한 기술을 축적하고 고도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면서 "로봇 특화 인력 육성을 기반으로 핵심기술 확보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LG전자 클로이(왼쪽)과 현대차그룹 스팟.(사진=연합뉴스)
LG전자 '클로이' 라인업…현대차그룹 로봇개 '스팟', 이미 로봇 경쟁중
로봇 시장 관련해서 주요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로봇 시장 공략을 위해 투자는 물론 기술 개발 등 경쟁력 확보에 분주합니다. LG전자는 일찌감치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는데요. 지난 2017년 상업용 로봇 서비스를 시작해 자율주행, 안내, 방역, 배송 등 7종의 '클로이(CLOi)'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2018년 산업용 로봇 제작사인 로보스타 경영권을 인수했는데요. 이후에도 엔젤로보틱스, 로보티즈 등 글로벌 로봇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로봇 사업을 강화했습니다. 2020년에는 LG 보스턴 로보틱스랩을 설립했습니다.
현대차그룹도 로봇 사업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지난 2020년 12월 미국의 로봇 제조업체인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최종 인수하며 로봇 사업을 신성장동력 발판으로 삼었습니다. 그 외에도 2018년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였고, 2021년 서비스 로봇 'DAL-e(달이)'가 자동차 영업 현장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CES 2022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요. 당시 정 회장은 "매일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언젠가는 사람들이 스팟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라며 로봇 보편화 시대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글로벌 로봇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그룹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의 지분투자와 기술력 확보를 통해 건전한 로봇 사업 경쟁을 펼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앞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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