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이균용(60·사법연수원 16기)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 동안 열릴 예정입니다. 재산신고 누락·성범죄 감형·코드 인사 등의 논란으로 국회 통과 문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비상장 주식 10억원 미신고…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
가장 큰 논란은 ‘재산 리스크’입니다. 이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은 총 72억원으로 역대 대법원장 후보자 중 가장 많습니다. 그런데 누락 신고된 재산이 많습니다. 특히 10억원 규모의 가족 소유 비상장 주식을 신고하지 않아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가장 큰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이 후보자 부부와 두 자녀는 2000년부터 처가 소유 회사의 비상장주식을 9억9900만원가량 보유해왔으나 그간 신고하지 않다가 후보자 지명 후 ‘평가액’ 등으로 가격을 매겨 신고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최초 주식 취득 시점에는 공직자윤리법상 비상장주식을 신고할 의무가 없었고, 이후 신고 대상이 됐지만 규정이 바뀐 사실을 알진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해왔습니다.
하지만 비상장주식은 2020년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이 개정되기 전에도 신고 대상이었으며, 바뀐 규정은 신고액 가액 기준(액면가액→평가액)입니다. 이 규정 개정으로 2021년 당시 일부 법원장의 재산이 크게 뛰어 법관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됐던 점을 감안하면 몰랐던 게 아니라 의도적 누락이라는 의심을 받습니다.
또 이 후보자의 자녀가 2002년부터 장기간 외국에서 생활했는데, 이들의 현지 계좌 내역 역시 통째로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이미지=뉴스토마토)
잇따른 성폭력 범죄자 감형…성인지감수성 부족
이 후보자는 판사 시절 성폭력 범죄 감형 판결로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2020년 아동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의 항소심에서 1심의 징역 10년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옛 여자친구를 스토킹 살해한 남성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았는데, 이 후보자는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징역 25년은 선고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가정폭력을 일삼다 끝내 아내를 밟아 숨지게 한 남편에게 1심은 살인죄를 적용했지만 이 후보자는 1심 판단을 파기하고 상해치사죄를 적용, 형을 감경했습니다.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등 여성단체는 “이 후보자는 성범죄 사건, 가정폭력 사건 등 다수의 사건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심각하게 결여된 판결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대한민국 사법부의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수장에 명백하게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신중하게 형량을 정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8차례 다면평가서 최하위…대통령 코드인사 의혹
또 이 후보자는 ‘코드 인사’라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 후보자를 지명하며 “약 32년간 민사, 형사, 특허, 행정 등 다양한 분야의 재판업무를 두루 담당하면서 해박한 법률지식과 뛰어난 재판 실무능력을 인정받아 온 정통법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내부 판단은 윤 대통령의 설명과 상이합니다. 이 후보자가 법원 내부 평가에서 전국 법원장 평균 점수를 밑돌며 최하위권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통령과의 친분 때문에 지명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1년 후배입니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 후보자는 서울남부지법원장(2017년 2월~2019년 2월)과 대전고등법원장(2021년 2월~2023년 2월)으로 재임한 4년간 이뤄진 8차례의 ‘법원장 이상 다면평가’ 결과에서 모두 최하위권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 평가는 3300명 이상의 법원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체 다면평가 대상자는 35~40명 안팎이었습니다.
또 이 후보자는 지난 상반기 전국 법원장 다면평가에서는 40명 중 39등, 하반기에는 39명 중 38등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면평가 항목에는 △관리자 적합성 여부 △재판권 간섭 여부 △대법관 적합성 여부 등이 포함됩니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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