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 정춘숙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윤혜원·최수빈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과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결의안이 오는 21일 본회의에서 '동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까지 더해지면서 정국이 정국에 휩싸일 전망입니다.
본회의 20일 보고…21일 표결 유력
1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는 오는 20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위해 열리는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과 해임결의안을 보고하고 21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나설 예정입니다. 다만 여야 간 합의가 필요한 만큼 21일 본회의 보고 후 25일 본회의에서 표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현직 의원 신분인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다시 검찰로 보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국회에 송부합니다. 이 같은 과정이 마무리되면 체포동의안은 이르면 19일 국회에 접수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같은 날 오전 총리 해임건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습니다. 관련해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는 "국정이 총체적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총리가 장관을 제대로 추천하지 못한 잘못도 있고 (국정을) 총괄하지 못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민주당은 해임건의안 역시 20일 본회의 보고 이후 21일 표결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체포안 '부결·가결' 놓고 민주당 '갈등'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부결은 방탄의 길이고 가결은 분열의 길이니 어느 길이든 민주당을 궁지로 밀어 넣으려는 정치적 올가미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민주당은 그런 허술한 올가미에 걸려들 정당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가 단식 19일 차에 병원으로 이송된 상황에서 당내에서 체포동의안 부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체포동의안 부결 분위기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공식적으로 논의하거나 확인하거나 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체포동의안 부결을 예단하기에는 이릅니다. 지난 2월 이 대표에 대한 1차 체포동의안 표결은 재석 297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명으로 부결됐습니다. 당시 169석의 민주당에서 무더기 이탈표가 발생한 건데, 지난 6월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던 만큼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체포동의안과 관련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 다수가 기권표를 던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5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덕수 해임안 가결 가능성…"고약한 출구 전략"
체포동의안과 동시에 이뤄질 한 총리 해임건의안은 가결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임건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되기 때문에 민주당 단독 처리가 가능합니다.
다만 총리 해임건의안 가결은 헌정사상 전례가 없고, 국회에서 가결된다 해도 윤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임건의안 가결은 여야 간 강대강 대치를 지속시킬 전망입니다.
여당은 해임건의안 제출을 이 대표의 '단식 출구 전략'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168석이나 가진 제1야당이 내놓은 단식과 관련된 소위 출구 전략이 참으로 고약하다"며 "정기국회를 정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겠다고 작심한 내용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국힘, 노란봉투법 '필리버스터' 예고
체포동의안과 해임건의안이 맞물린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법안 처리와 현안 문제까지 더해져 해법을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정기국회 표류 가능성까지 제기됩니다.
민주당은 그간 처리하지 못한 일명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 처리를 예고하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계획입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과 '문재인정부 통계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여기에 민주당이 이 대표의 병원 이송 이후 상임위원회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정기국회 차질이 예상됩니다.
한동인·윤혜원·최수빈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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