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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올해 3분기 누적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연말 흑자 전환까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후판 가격이 인상으로 결정날 경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후판 가격 상승에 무게 추가 기울어진 상태에서 후판 가격 인상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HD한국조선해양)
영업흑자 전환…오름세 이어 온 선박 가격이 이유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5조30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조3607억원)보다 23.8% 증가했다.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3분기 한국조선해양 누적 영업이익은 12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적자 4727억원)에서 반전됐다. 영업이익률은 0.8%이다.
2020년 이후 선박 가격 상승 시기에 계약했던 선박들의 인도 시기가 다가오는 데다 수주가 많았던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이 본격 건조에 들어가면서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견인했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 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72.6으로 2020년 말 대비 37.5% 증가했다. LNG선 기준으로 2020년 말 1척 당 가격은 1억8600만달러였지만 2021년 말 2억1천달러, 지난해 말에는 2억46800만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건조 중인 선박들은 2020년 이래로 신조선가지수 상승 시기에 계약한 선박이 다수로 영업 흑자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수주한 선박 가격도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계열사
HD현대중공업(329180)을 통해 지난 7월 척 당 2억6500만달러에 LNG선 수주를 따냈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LNG선 가격 중 최고 수준이다. 선가 가격 증가에 따라 수주 잔고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수주 잔고는 총 59조2866억원으로 향후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수익성은 내년에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내년 낮은 선가 물량이 소진되면 내년 영업이익은 8620억원으로 올해 전망치보다 16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수익성 변수는 '후판' 가격 인상
한국조선해양의 수익성 정도는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은 지난 5월 시작됐지만 11월 현재도 진행 중이다.
조선업계는 중국산 후판 수입 확대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중국산 후판 수입 확대 등을 근거로 후판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산 중후판 수입량은 2021년 37만4천톤, 지난해 64만1천톤에 이어 올해는 107만8천톤을 기록했다. 매년 중후판 성장률은 71.3%, 68.2%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후판은 수요가 정해져 있어 수입량 급증 배경에는 조선사 수요 증가가 있다고 풀이된다.
지난 10월 중국에서 수입된 후판 가격은 톤당 90만원 수준이다. 반면 국산 후판 가격은 유통 가격을 기준으로 109만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중국산 후판 사용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향후 국내산 후판 가격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협상을 주도하는 포스코가 협상에서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가전 및 자동차용 강판 협상이 완료된 가운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야 원료비 상승에 대응할 수 있다. 포스코는 4분기 가전용 강판 가격 동결에 합의했고, 자동차용 강판은 제조원가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다.
아울러 중국산 후판 가격도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국내산 후판 가격 인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최대 철강사인 바오스틸이 12월 가격을 톤당 100위안씩 인상할 예정이다.
통상 후판 가격은 전체 선박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조선해양의 선박 원자재 지출 비용(7조7172억원)에 따른 후판 가격 지출액은 1조5000억~1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한국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은 326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후판 가격이 오를 경우 이 수치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후판 가격이 1% 오를때마다 영업이익이 최소 150억원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조선해양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후판 협상의 경우 영업 부문에서 주도하고 있다”라며 “후판 가격 협상에 최선을 다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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