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거부권 확실시…금속노조 반발 ‘최고조’
'중후장대' 하청업체만 400여곳
다음달 2일 개정안 공포 또는 거부권 행사
금속노조 "더 높은 수위 투쟁 나설 것"
2023-11-28 14:51:02 2023-11-28 16:28:11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노란봉투법을 거부할 것이 확실시 되면서 금속노조 반발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속노조의 특성상 생산직이 많아 하청업체가 다수인 만큼 윤 대통령이 노란봉투법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더 높은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를 밝힐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전날 대통령실에서 노란봉투법 거부권 사용에 신중하게 고민하겠다고 하면서 미뤄졌습니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17일 정부로 이송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늦어도 17일부터 15일 이내인 다음달 2일까지 개정안을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노동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노란봉투법을 거부할 것으로 기정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이 불법파업을 조장할 것이라는 이유로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노조법 2, 3조 개정 촉구 민주노총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민주노총은 물론 한국노총 역시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별노조인 금속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철강, 중공업 등 '중후장대' 산업의 경우 하청업체만 4000여 곳이 넘는 만큼 노동자의 경제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금속노조 측의 주장입니다.
 
노란봉투법(노조법 제2조 개정안)은 근로자, 사용자, 사용자단체, 노동조합 등에 관한 용어 정의에서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입니다. 현재 사용자는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해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자’로 규정돼 있습니다. 여기에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는 조항을 추가합니다.
 
경영계는 법안대로면 하청 노조 교섭에도 발주업체가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분쟁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 노란봉투법은 지난 2014년 법원이 쌍용차 파업 노동자들에 대해 47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하자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노란 봉투에 담아 전달한 데서 노란봉투법이 라는 이름이 유래됐습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개정 노조법은 무권리 상태에 놓인 하청 비정규직 등이 원청 사용자와 대화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개정 노조법을 공포하지 않으면 더 높은 수위의 정권 퇴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5월 금속노조가 총파업에 나서 산업계 하투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지난 9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노조법 2, 3조 개정 촉구 민주노총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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