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국민의힘이 총선 승부수로 꺼내든 '영남 중진 험지 차출' 카드가 김기현(4선·울산 남을) 전 대표는 비껴갈 전망입니다. 당 중진들이 잇따라 험지로 향하는 상황에서 김 전 대표만 기존 지역구를 고수하게 될 경우 당내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15일 기준, 당의 험지 출마 요청을 수용한 중진은 5선의 서병수(부산 진갑), 3선의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등 3명입니다. 서 의원은 부산 북·강서갑, 김 의원은 양산을, 조 의원은 김해을 등 국민의힘 험지인 '낙동강 벨트'에 전진 배치됐습니다. 당 안팎에선 5선의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 역시 사하갑으로 자리를 옮겨 재선의 최인호 민주당 의원과 맞대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반면 김 전 대표는 4차례나 당선된 울산 남을에 출마하는 안이 유력합니다. 한때 당 내부에선 야당 세가 강한 '울산 북구'에 김 전 대표를 배치하는 시나리오를 검토했지만,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 "어떤 공식적인 말씀도 드린 적 없다"며 한 발 뺐습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같은 달 12일 "김 전 대표가 당에 불출마 이상으로 기여했다. 그렇게(험지 차출)할 수는 없을 수도 있다"며 '험지 차출 제외'에 힘을 실었습니다. 당대표 직을 내려놓은 만큼 그에 따른 보상으로 '지역구'가 제시된 겁니다.
그간 침묵하던 김 전 대표는 지난 5일 "당대표 직을 내려놓는 것이 당을 살리는 길이었다"라며 "윤석열정부 탄생의 주역으로서 성공적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겠다"고 울산 남을 출마를 공식화했습니다. 김 전 대표는 그간 양지를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지난 17∼19대 총선까지 울산 남을에서 내리 3선을 했고 이후 울산시장에 당선됐습니다. 이후 21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 4선에 성공했습니다.
한편 앞서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당의 쇄신 일환으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희생'을 요구하면서 김 전 대표를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지난 5일 울산 남구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제22대 총선에서 울산 남구을에 출마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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