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가 블랙핑크를 잡기 위해
400억원대의 계약금을 지급한 것 같다는 내용
. 지난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YG엔터는 작년도 무형자산 전속계약금 항목으로
411억
8500만원을 취득했습니다
.
이 금액이 블랙핑크 전속계약금으로 사용된 것 아니냐는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그리고 금액이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근데 따지고 보면 오히려 싸게 잡은 것 아닌가요
. 블랙핑크란 초대형
IP를 단돈
400억원에 품에 안았다면
YG엔터 입장에선 봉 잡은 셈입니다
.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400억 과하다고?
일단 YG엔터는 “블랙핑크만의 재계약 금액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언급했지만 설령 411억8500만원 전액이 블랙핑크와의 팀 계약을 위한 전속계약금이라 해도 전혀 과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비교를 해보면 이렇습니다.
‘
K팝
’이란 테두리 안에서 블랙핑크와 같은
‘급
’에 있는 아티스트는
하이브(352820) 소속
BTS뿐입니다
. 하이브가 비슷한 시기에 공시한 작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연결재무상태표에서 무형자산으로
2조
1652억원이 잡혀 있습니다
. 작년도 하이브의 큰 재계약 이슈는
BTS뿐이었습니다
. 또한 하이브는
YG엔터와 달리 전속계약금 항목을 나누지 않아 이 금액 전체가 아티스트 전속계약금으로 볼수도 없긴 합니다
. 결과적으로 이 금액 전체가
BTS와의 재계약 금액은 아닙니다
.
작년 9월 BTS 재계약 완료 이후 증권가에선 전속 계약금 규모를 210억원대 정도로 추정했습니다. 7인의 멤버 개인별로 보면 30억원대 수준에 불과한 금액입니다. 하지만 BTS 멤버들은 하이브의 주식을 증여 받았습니다. 블랙핑크와는 재계약 기준에서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한 가요 홍보 관계자는 “BTS 멤버들은 하이브 주식을 증여 받았지만 블랙핑크는 YG엔터 지분 보유가 전혀 없다. 이런 점까지 고려해 재계약 규모가 결정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단순 금액으로만 보면 BTS를 능가하지만 블랙핑크가 파생시킬 투어 매출을 고려하면 결코 큰 금액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투어 기대치 ‘압도적’
실제로 블랙핑크란 초대형 IP가 거둬들인, 또 앞으로 거둬들일 매출을 고려하면 411억8500만원 전체가 블랙핑크에게 전달됐다고 해도 YG엔터 입장에선 오히려 ‘싸게 잡았다’란 소리를 들어야 할 판입니다.
블랙핑크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상반기 완전체 활동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완전체 활동이 재개될 경우 블랙핑크 앨범 판매 매출과 기타 굿즈 판매 및 부가 IP 판권 매출 등은 제외하더라도 이들의 벌어들일 투어 매출만으로도 막대한 수익이 보장됩니다.
블랙핑크는 작년 한 해 총 34개국 66개 도시에서 펼친 월드투어 ‘본 핑크’를 소화했습니다. 작년 9월 16일과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본 핑크’ 마지막 무대를 펼치며 재계약 이전 마지막 활동을 펼쳤는데요. ‘본 핑크’ 전체 동원 인원만 18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K팝 걸그룹 최대 규모입니다.
작년 8월 말 미국 연예매체 올케이팝은 블랙핑크가 2022년 10월부터 시작한 ‘본 핑크’ 월드투어로만 2억6450만 달러(한화 약 3500억원)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이 수치는 파이널 무대인 국내 공연(고척 스카이돔 공연) 수익을 제외한 것이었습니다.
국내 엔터 업계 한 임원은 “월드투어를 할 수 있는 K팝 아티스트가 몇 팀 정도나 되겠나”라면서 “월드투어 매출로만 3000억원에서 최대 4000억원 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K팝 아티스트는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400억에 4000억 매출, 가성비 계약
대중문화 IP에 대한 업계 기준은 일괄적이지 않습니다. 유독 가요 업계에 대한 눈높이 기준이 엄격합니다. 대중문화 다른 분야 IP 몸값을 보면 배우 이정재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1에서 5억원대(추정), 이번 시즌2에서 15억원대 회당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징어 게임2’가 총 9회로 제작이 된다면 이정재의 몸값 만도 135억원에 달합니다. 국내 프로 스포츠의 경우에도 FA선수들 몸값은 이미 100억원대입니다. 블랙핑크 전속계약금으로 400여억원이 지불됐다 해도 개인으로 보면 100억원대. 블랙핑크라는 이름값을 생각했을 때 결코 과한 금액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작년 말, YG엔터 입장에선 400억원을 투자해 4000억원대 이상 공연 매출을 올릴 수 있는 IP를 확보할 기회가 눈앞에 있었습니다. 이걸 마다할 이유가 있었을까요. 오히려 YG엔터는 가성비 높은 계약을 맺은 셈입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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