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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한국자산신탁(123890)이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최근 부동산신탁사들에 대한 자본시장의 우려 섞인 시선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강남구 한국자산신탁 본사.(사진=한국자산신탁)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자산신탁은 2년물 무보증사채 발행으로 600억원, 3년물 40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조달하려 했지만, 2년물에서 목표액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주문이 들어왔다.
지난 22일까지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3년물 400억원 모집에는 580억원의 주문이 들어온 반면, 2년물 600억원 모집에는 90억원이 몰리는 데 그쳤다.
회사채 발행 주관사인 KB증권과 총액 인수 계약이 체결돼 있어 당초 계획대로 1000억원 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수요예측 흥행에 따른 증액은 어렵게 됐다.
한국자산신탁은 2년물 희망금리로 5.8~6.8%, 3년물 6.2~7.2%를 각각 제시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받으며 견조한 신용도를 나타낸 데다 이에 비해 높은 금리를 노릴 수 있어 수요예측 흥행을 전망하는 시각도 많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침체된 부동산 경기에 따른 부동산신탁사들의 사업 환경이 악화된 점이 투심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자산신탁의 지난해 12월 기준 신탁계정대여금은 4688억원으로 전년(2240억원)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사업 영역 가운데 차입형 토지신탁 과정에서 부동산신탁사의 자금을 각 사업장에 투입한 규모가 신탁계정대에 나타난다. 그간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분양 완료 뒤 원활한 회수가 이뤄져 왔지만, 최근 시장의 냉각으로 이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또한 신탁계정대 증가로 한국자산신탁의 지난해 말 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전년(510%)보다 240%포인트나 하락한 370%를 기록했다.
한국자산신탁은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자금 1000억원 중 5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500억원은 채무상환에 각각 사용할 계획이다.
여주 삼군리 물류창고를 포함해 △여주 신해리 물류센터 △아산배방 주상복합 △서초동 오피스텔 등 사업장에 500억원을 투입해 운영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6월27일로 만기가 예정된 제7회 무보증사채 상환에 200억원을 사용하고, 대구은행과 신한은행에서 각각 빌린 100억원, 200억원 등 총 3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곽노경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최근 부동산 경기가 저하되면서 신탁계정대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이 중 고정이하 사업장 관련 신탁계정대는 3298억원으로 2022년(741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라며 “신탁계정대 규모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향후 자산건전성의 추가적 저하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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