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대동, 계속되는 투자 확대에…차입부담 '눈덩이'
차입금 규모 4640억원에서 8138억원으로 증가
해외 시장 확대에 운전자본 부담 커져 차입 부담 경감 어려워
가격 높은 중대형 농기계 확대로 수익성 확대 추진
2024-05-13 06:00:00 2024-05-1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9일 17: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농기계 제조사 대동(000490)이 스마트 농기계 등 신사업 투자로 인해 차입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동시에 운전자본 부담도 큰 상황이라 차입 부담이 단시일 내에 줄어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동은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자율작업 트랙터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대동은 해외시장에서 중대형 농기계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어 점진적으로 수익성을 늘어날 전망이지만, 앞으로도 투자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 차입 부담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대동 서울사무소)
 
투자 확대에 차입 부담 심화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동의 총 차입금(회사채 포함)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1년 대동의 총 차입금은 4640억원에서 2022년 6163억원으로 늘어난 후 지난해 8138억원을 넘어섰다. 총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대동의 재무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다. 대동의 차입금의존도는 2022년 36%에서 지난해 41.6%로 증가했다.
 
총 차입금 증가에 따라 이자 부담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2022년 237억원이었던 이자비용은 지난해 587억원으로 2.5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발행했던 사모 회사채 이자율이 6~6.6% 수준에서 결정되면서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이자비용이 늘어나면서 대동의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385억원에서 119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대동은 인공지능 등 스마트 농기계 연구개발 및 전동 이동수단·특수목적 로봇 시장 진출 등 신사업 투자 과정에서 차입 부담이 늘어났다. 전세계 농업 시장이 대형화·기계화되면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중대형 트랙터 등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동도 중대형 트랙터 수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대동은 2021년 이래로 인공지능 농기계 개발을 위해 인력들을 대거 영입했다. 2021년 대동의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인력은 5명이었지만 지난해 인공지능 기술개발팀으로 팀 명칭을 변경한 후 기술개발 인력을 11명으로 2배 이상 늘렸다. 이에 대동의 급여 지급액은 2022년 805억원에서 937억원으로 16.4% 증가했다.
 
기술 개발 외에도 신사업 및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도 이뤄졌다. 대동은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 2019년까지 101억원을 투자했고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자회사 대동모빌리티에 전동화 모빌리티 생산 공장 건설 등을 위해 400억원을 출자했다.
 
연이은 투자 확대에 운전 자본 부담도 커지고 있다. 2022년까지 대동은 북미 중소형 농기계 시장에서 코로나19 특수를 맞아 외형이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엔데믹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지난해 매출이 소폭 감소한 까닭에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 상태다.
 
대동의 재고자산 규모는 2022년 5002억원에서 지난해 6387억원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해외 시장 개척 과정에서 미수금 규모도 같은 기간 24억원에서 117억원으로 대폭 늘어난 상태다. 운전자본 부담이 무거운 가운데 사업 확장으로 차입 부담이 심해진 상태로 향후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동은 수익성이 높은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시장 확대로 수익성 확대 조준
 
2022년까지는 중소형 트랙터가 대동의 매출 성장을 견인했지만, 코로나19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며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북미 지역에서 정원 가꾸기 열풍이 불면서 중소형 트랙터 수요가 크게 늘어난 까닭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동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동의 매출액은 2022년 1조4637억원에서 지난해 1조4334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883억원에서 654억원으로 줄었다.
 
대동은 자율작업이 가능한 중대형 트랙터 수출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대형 트랙터의 가격은 중소형 트랙터에 비해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까지 높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다. 또한 중대형 트랙터는 농업의 대형화·기계화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세계 농업용 자율주행 트랙터 등 농기계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10억900만달러에서 2025년 25억850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대동은 지난해부터 중대형 트랙터 수출 비중을 늘려왔다. 2022년 대비 지난해 대동의 중대형 트랙터 수출 비중은 북미 시장이 30%, 유럽 시장이 194%, 호주 시장이 23.8% 성장했다. 대동은 지난해 832억원이었던 유럽 시장 수출액을 1400억원으로 올려 잡는 등 중대형 트랙터 판매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대동의 영업이익은 중대형 트랙터 판매 확대에 따라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 트랙터 자리를 중대형 트랙터가 채우면서 외형 변화는 크게 없지만 수익성은 크게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대동의 매출액은 1조4423억원, 영업이익은 74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0.6%, 1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동은 연구개발 투자가 이어지면서 차입 부담 해소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동은 2026년 사람이 없어도 스스로 농작물 수확이 가능한 완전 무인화 자율작업 트랙터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 등 투자 재원도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인공지능 등 무형자산 투자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동은 무형자산 투자액을 2022년 53억원에서 지난해 104억원으로 2배가량 증액했다.
 
대동 측은 향후 차입부담 해소 방안을 묻는 <IB토마토>와의 질문에 "현재 부채비율을 줄이고 있으며, 향후 중대형 트랙터 등 수익성 높은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차입 부담을 점차 해소해 나갈 계획"이라 답변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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