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유플러스(032640)가 알뜰폰 시장 진출을 선언한 우리은행과 도매망 공급계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휴대폰 회선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지목되는데요. 반면 중소알뜰폰사들은 KB국민은행, 비바리퍼블리카(토스)에 이은 금융권의 세 번째 알뜰폰 사업 진출에 심기가 편치 않은 모습입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일 우리은행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알뜰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알뜰폰은 통신3사의 망을 도매로 받아 재판매하는 사업인데요. 우선 LG유플러스로부터 도매망을 받기로 한 것입니다. LG유플러스와 협업으로 연내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양사는 다양한 협력을 위해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논의 중입니다.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차별화된 금융통신 상품·서비스 개발, 알뜰폰 시스템 적기 구축과 안정적 운영을 위한 협력, 지속 가능한 협업 모델 창출 등 마케팅과 운영 등에서도 협력할 방침입니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업무협약식에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오른쪽)와 조병규 우리은행 은행장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의 알뜰폰 회선은 지난 2월 13만개 차이로 KT를 앞선 이후 3월에도 비슷한 차이를 내며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을 보면 LG유플러스는 3월 알뜰폰 회선 374만824개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KT(030200)는 360만9545개,
SK텔레콤(017670)은 181만4766개로 집계됐죠. 우리은행의 알뜰폰 가입자 회선까지 더해지면 격차를 더 키울 수 있습니다. 앞서 KB국민은행이 LG유플러스와 손잡은 후 KT, SK텔레콤 순으로 도매망 사업자를 확대했는데, 당시처럼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금융권의 알뜰폰 사업 진출이 확대되면서 중소알뜰폰 업체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 4월12일 금융위원회가 알뜰폰 서비스의 은행 부수업무 지정을 공고하며, 금융권의 진출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은 인지하나 자본력에 밀려 시장을 내줘야 한다는 것이 우려되는 까닭입니다.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지난달 7일 진행된 간담회에서 "공정 경쟁을 한다며 금융권 등을 개입시키는 것은 알뜰폰 시장을 왜곡시키는 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도 "중소사업자의 알뜰폰 입지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과당경쟁을 만들어 알뜰폰 생태계를 왜곡시키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