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크래프톤(259960)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게임 경험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AI로 업무 효율을 높이고 게이머는 차별화된 재미를 크래프톤 게임에서 찾게 한다는 전략입니다.
12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12개 산하 스튜디오 중 렐루게임즈를 통해 신개념 AI 게임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달 앞서 해보기 판으로 낸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은 게이머가 화면에 제시된 창피한 마법 주문을 마이크에 외쳐야 공격과 방어를 할 수 있는데요. 크래프톤이 자체 개발한 AI 음성 인식 기술이 게이머 목소리와 발음 등을 분석해 공격 점수와 방어 성공 여부를 결정합니다. 마법소녀 루루핑은 현재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크래프톤 산하 렐루게임즈의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 포스터. (이미지=크래프톤)
이달 24일 출시되는 추리물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은 게이머가 탐정이 돼 직접 적은 문장으로 용의자에게 질문하는 게임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는 오픈AI의 대화형 서비스 GPT-4o(포오)를 크래프톤 자체 기술로 게임에 맞춤 적용한 덕분입니다.
크래프톤은 딥러닝 본부와 렐루게임즈에서 각각 자체 AI 기술 개발과 상용 기술 적용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 딥러닝 본부를 세우고 언어 모델과 음성 합성, 에셋(게임의 요소)·모션 생성, 게임 플레잉 AI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게임 제작 과정을 혁신하고 새로운 게임성을 구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이미 라이브 서비스 중인 게임에도 AI 기술이 도입돼 있고, 더 많은 라이브 게임에 AI 기술이 지속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조만간 출시 예정인 게임에 도입할 다양한 AI 기술도 개발 중입니다.
마법소녀 루루핑으로 화제가 된 렐루게임즈는 2023년 설립 후 상용 AI 기술을 접목한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스튜디오는 올해 4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업무 협약을 맺고 애저 AI 기술을 도입한 신작 게임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매출 대비 연구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분기 매출의 16.4%인 883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는데요. 올해 1분기엔 매출의 20.6%인 1371억원으로 투자 규모를 늘렸습니다. 크래프톤은 연구개발비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크래프톤의 AI 연구 성과는 학계에서도 주목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엔 AI 학술대회 '뉴립스(NeurIPS) 2023'에 부적절한 이미지 생성 방지, 강화 학습 기법 등 논문 다섯 편을 메인 트랙으로 등재했습니다. 뉴립스는 AI와 머신러닝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 학회로, 논문 채택률이 약 26%일 정도로 심사가 까다롭습니다. 크래프톤의 논문 다섯 편 등재는 국내외 게임사를 합쳐 세 번째로 많다고 합니다.
크래프톤은 딥러닝 본부의 자체 AI 기술 개발과 렐루게임즈를 통한 상용 기술 적용으로 차별화된 게임 개발을 주도할 계획입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게임들을 이용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라며 "게임 제작 효율화는 물론 이용자가 누릴 수 있는 독특한 플레이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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