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삼중수소 헐값처분'…황주호 '배임' 고발"
월성1호기공정재판감시단 등 "한수원, 삼중수소를 시세 4분의1 가격으로 판매"
"소매가 아닌 도매가 적용, 시세차익 계산 땐 50억원 손해…숨은 진실 규명해야"
2024-07-11 16:23:45 2024-07-11 16:32:03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시민단체가 11일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한수원이 수소폭탄의 재료로 쓰이는 삼중수소를 시세의 4분의1 가격, 헐값으로 팔았고, 50억원대 손해를 봤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겁니다.  
 
월성1호기공정재판감시단과 자유대한호국단, 행·의정감시네트워크중앙회, 황재훈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 등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수원이 전략 물자인 삼중수소를 헐값 매각했다"면서 "황주호 한수원 사장 외 6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업무상 배임의 죄로 고발한다"고 밝혔습니다. 
 
월성1호기공정재판감시단과 자유대한호국단, 행·의정감시네트워크 중앙회 등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중앙지검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갖고,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사진=뉴스토마토)
 
고발인들이 주장하는 고발의 요지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한수원은 올해 4월 온비드(한국자산관리공사의 공매시스템)를 통해 월성 원자력본부 월성TRF(삼중수소제거설비)의 삼중수소 40g에 대한 매각공고를 냈는데요. 소량 판매의 경우 1g에 12만달러(한화 약 1억6221만8400원)의 시세를 갖는 삼중수소 40g을 1g에 3690만5000원(낙찰가율 100.01%) 최저 입찰가로 공고해 에이젠코어와 판매계약을 맺었습니다.
 
에이젠코어로 판매한 금액은 삼중수소 시세의 4분의1 가격입니다. 한수원이 삼중수소 40g를 시세로 팔았다면 64억8800만원을 얻을 수 있었지만, 에이젠코어로부터 14억7600만원만 받음으로써 약 50억원의 손해를 본 겁니다. 특히 한수원은 에이젠코어와 판매계약을 맺을 때 소량판매 가격이 아닌 대량판매 가격을 책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한수원이 삼중수소 판매 계획을 세우던 2014년 만든 '월성 TRF 부생물 자원화 추진 기본계획(안)'에 의하면, 한수원은 삼중수소의 경제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1g당 가격이 12만달러에 달한다는 걸 인지했습니다. 해당 문서에 적시된 '소량판매는 1g당 12만달러, 대량판매는 1g당 3만달러를 적용할 수 있다'는 문구를 감안하면 40g은 소량 판매에 해당, 1g당 12만달러에 팔아야 했습니다. 
 
에이젠코어는 삼중수소 및 관련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입니다. 한수원이 삼중수소 관련 기술 이전을 공고할 즈음 설립된 데다, 한수원 고위관료 출신도 몸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원전업계에서는 한수원이 에이젠코어엔 특혜를 준 것 아니냐고 의심합니다. 고발인들은 이와 같은 정황을 들어 "한수원이 전략물자를 헐값에 매각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7월10일자 <(단독)한수원, 삼중수소 '특혜 매각' 의혹> 기사를 통해 해당 문제에 대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김선홍 행·의정감시네트워크 대표는 "한수원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했더니 전략물자인 삼중수소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의혹을 발견했다"며 "한수원은 왜 이토록 전략물자를 못 팔아서 안달인지 숨은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창호 월성1호기공정재판감시단장은 "월성 원전은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이기 전에 플루토늄과 삼중수소 등 전략물자, 핵폭탄과 수소폭탄의 재료를 생산하는 군수 공장"이라며 "안보 위기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월성 1호기를 죽이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수사당국에서는 안보적 관점에서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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