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성장에 유료방송 대표 주자였던 인터넷(IP)TV가 성장 정체 국면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고객 경험 확대 차원으로 선보여왔던 서비스 축소에 나서고 있는데요. IPTV를 고객과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키우려는 목표로 야심 차게 선보였던 서비스들이 불필요한 비용으로 잡히면서 이를 최소화하려는 차원으로 분석됩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032640)는 9월1일부로 홈트 NOW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집에서도 운동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운동콘텐츠 제공을 목적으로 지난 2021년 8월 선보인 서비스입니다. 글로벌 전문 피트니스 기업 레즈밀과 협업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는가 하면 서울대학교 병원 교수진과 피트니스 전문가들의 콘텐츠를 담아내며 정보 제공 역할을 자신했지만, 앱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달 중으로는
NAVER(035420)(네이버) 클로바와의 제휴 종료로 일부 인공지능(AI) 스피커는 음성으로 TV 제어가 불가능합니다. 스피커에 AI리모컨 기능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음성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LG유플러스 모델들이 홈트 NOW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기존 서비스를 축소하는 것은 비단 LG유플러스만의 일이 아닙니다.
KT(030200)는 올해 초부터 지니TV 안부알리미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지니TV가 24시간 이상 작동하지 않을 경우, 지정된 보호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서비스입니다. 독거노인, 부모님 안부 혹은 가족이나 보호자가 없는 노인들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됐던 서비스입니다. IPTV 최초로 내놓는 댄스 강습 앱으로 강조해 왔던 원밀리언 홈댄스도 출시 1년 반만에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KT는 "안부알리미 서비스 종료 후 KT안심박스를 대체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며 "원밀리언 홈댄스는 파트너사 사정에 따른 종료"라고 설명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8월 에브리싱TV 앱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에스엠(041510) 음원 콘텐츠를 TV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노래방 서비스였습니다.
이 서비스들은 무료나 유료로 제공돼 왔던 것으로, IPTV를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해 내놓았던 각사의 킬러콘텐츠들입니다. IPTV 성장기 당시 고객별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며 경쟁적으로 선보였던 서비스들이죠. 하지만 OTT 성장세로 유료방송 플랫폼 창구로 역할이 미미해졌고, 부가적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서비스 종료를 꺼내 들었습니다. IPTV 업체 관계자는 "제휴사를 확보하며 독점적 콘텐츠에 대한 경쟁을 해 왔다"며 "최근에는 제휴 비용과 이용자 추이를 고려해 서비스 축소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IPTV가 비용 효율화에 나서는 것은 OTT가 국내 미디어산업에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것과 접점이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는 상반기 대비 0.1% 감소했는데, IPTV 증가율이 둔화된 영향이 큽니다. 4년전만 해도 5% 안팎의 가입자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0.54%에 그쳤습니다. 가입자 증가 둔화와 더불어 IPTV의 캐시카우가 역성장하는 것도 우려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2023년도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에 따르면 IPTV3사 유료 VOD 매출액은 4172억원으로, 2022년보다 20% 줄었습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해외 대비 저렴한 유료방송 가격 때문에 OTT와 별개로 살아남을 것이란 인식이 있었지만 TV보다는 모바일이 주요 매체로 이동하면서 코드컷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 유료방송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비용 효율화가 유일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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