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성관계를 하지 않았더라도 드라이브를 같이 하고 모텔에도 함께 묵었다면 불륜 관계로 볼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정용석 부장판사는 A씨가 배우자의 내연관계인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정 부장판사는 "B씨는 A씨에게 15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시했습니다. 이는 A씨가 청구한 30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입니다.
연극배우인 B씨는 A씨의 배우자인 C씨와 같은 공연에 출연하며 가까운 사이가 됐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모텔이 투숙하거나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이에 A씨는 B씨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자신의 배우자와 B씨가 부정행위를 저질러 부부 공동생활이 침해됐고, 정신적 고통을 야기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반면 B씨 측은 C씨와 단순한 연극 선후배 사이로 고민을 상담했을 뿐이며, 술에 만취해 잠시 모텔에 들어갔지만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B씨와 C씨 사이에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B씨는 C씨에게 "보고 싶다"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C씨는 B씨가 "우린 무슨 사이야"라고 묻자 "불륜"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 부장판사는 "B씨와 C씨의 대화는 단순히 동료 또는 선후배 간의 관계에서 주고받은 대화로 볼 수 없다"며 "함께 드라이브를 가거나 모텔에 투숙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일련의 행태는 부부의 신뢰 의무를 저버리고 부부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했습니다.
다만 법원은 위자료를 1500만원으로 정한 점에 대해서는 "혼인 기간, 가족관계, 부정행위 내용과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