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생보사 품는 우리금융, 리딩 지주 경쟁 '본격화'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인수…금융당국 승인 '관건'
자회사 퍼즐 완성, 타지주와 순익 경쟁서 역량 확보
2024-08-29 08:38:52 2024-08-29 08: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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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자회사 포트폴리오의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게 됐다. 비어있던 보험사 자리를 채우면서다. 우리금융은 10년 숙원사업이었던 증권사 출범과 보험사 인수를 한 해에 모두 해결하면서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포부다. 다만 금융당국이 우리금융 부적정 대출 경위 등을 살펴보고 있어 최종 단계인 당국의 승인 전까지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생보사 인수로 자회사 포트폴리오 완성
 
28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동양생명(082640)과 ABL생명과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번 주식매매계약 체결로 올해에만 두 번째 비은행 자회사를 품에 안게 됐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의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인수한다. 총액은 1조5493억원으로, 인수 주가순자산비율(PBR)는 실사 기준일인 3월 말 기준 각각 0.65배와 0.3배다.
 
우리금융은 이번에도 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은 한국포스증권을 존속법인으로 하는 합병 계약을 체결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켜 인수 자금을 아꼈다. 보험사 인수가 점쳐지자 우리금융은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보험사 인수에도 '오버페이' 할 의향은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당시 언급된 인수가는 1조9000억원 수준으로, 우리금융은 이를 한참 밑도는 가격으로 주식매매 계약 체결에 성공하면서 무리 없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됐다.
 
이번 주식매매계약은 지난 6월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이후 두 달만의 성과다. 투자업계는 중국 안방보험이 파산절차에 돌입하면서 우리금융지주의 인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양생명 지분은 다자생명과 자회사인 안방홀딩스가 75.34%를 보유하고 있으며 ABL생명도 안방홀딩스의 100% 자회사기 때문이었다.
 
우리금융지주는 18위의 증권사를 출범시킨 데 이어 생명보험 업권에서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분기 수입보험료 기준 동양생명 시장점유율은 3.9%, ABL생명은 3.2%로 양 사 합쳐 7.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합병 출범한다면 우리금융 계열 생보사는 신한라이프를 앞질러 5위 생보사로 도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금융 계열 생보사로서의 세부 계획은 아직이다. 우리투자증권 출범과정과 생보사 인수는 과정이 달라서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으로 출범해 양 사의 사전작업이 활발했다. 덕분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어 10년 내 10위권 증권사 도약이라는 목표를 낼 수 있었으나, 생보사는 이제 인수를 위한 계약을 마친 단계기 때문이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아직 인수 이후 계획은 세부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며, 금융당국의 승인을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 지주와 동일한 입장서 리딩 경쟁 가능해져
 
우리금융이 생명보험사까지 인수하면서 타 은행계열 지주사와 같은 입장에서 경쟁하게 됐다. 은행계 지주회사들은 통상적으로 증권사를 가장 최우선으로 두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 이어 캐피탈사, 보험사 순으로 자회사를 꾸린다. KB금융(105560)의 경우 지난 2016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합병을 통해 KB증권을 출범시킨 후 이듬해에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에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을 통합하기도했다.
 
신한지주(055550)도 2007년 은행과 증권사 등 주요 자회사의 지분 100%를 일찍이 확보했으며, 2022년에는 BNP파리바 카디프손해보험의 지분을 취득하고 신한EZ손해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해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확충했다.
 
우리금융도 2014년 이전에는 증권사와 생명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저축은행과 함께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했다. 매각 영향으로 타 지주의 경우 증권사와 보험사가 비은행이익을 책임지고 있는 데 반해 우리금융은 대형 비은행 자회사 부재로 은행 의존도가 높았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554억원으로 이중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조6735억원, 95.3%를 차지한다.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의 모회사인 신한금융의 경우 상반기 당기순익 2조7470억원 중 두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금융도 생보사 인수 후 은행 비중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의 연결기준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84억원, ABL생명의 당기순이익은 406억원으로 양 사의 당기순익을 합하면 2090억원 규모다. 동양생명의 순익을 75.34% 인식한다고 가정하면 상반기 기준 우리금융은 지배기업 소유주에 귀속되는 당기순이익으로 약 1273억원을 거둘 수 있다.
 
우리금융은 이번 주식매매계약 체결로 2개 자회사를 편입해 타 지주와의 순익 경쟁에서 밀리지 않게 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이제 금융당국의 승인 단계만을 남겨두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지난달 24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단기금융업 인가안이 의결된 후 이달 1일 정식으로 출범했다.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최근 우리금융의 금융사고뿐만 아니라 미보고, 인지 경과에 대해 엄정 조치할 방침이라 인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보지만 투자업계는 인가까지는 문제없다는 견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성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으나, 금융지주의 자회사 편입이다 보니 당국 인가 단계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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