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IRA 타격 우려에도 미국서 전기차 존재감
현대차,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0.2%
아이오닉5 판매 호조…테슬라 이어 2위 기록
다음 달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시범 가동
2024-09-09 17:12:36 2024-09-09 17:12:36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전기차 시장 점유율 타격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IRA 시행 2년이 지나는 동안 리스(상업용) 판매 등의 전략으로 시장을 대응했고,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하며 추가적인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2024년 상반기 미국 전기차 점유율. (그래프=KAMA)
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상반기 미국 전기동력차 판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미국 전기차(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수소전기차) 시장에서 한국계 브랜드의 점유율은 작년 상반기보다 2.8%포인트 상승한 10.2%를 기록했습니다. 테슬라 50.8%에 이어 2위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8.2%)와 GM(6.3%)을 앞선 수치입니다.
 
브랜드별로 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의 전기차는 32.5% 늘어난 3만2592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아이오닉5 등 주력 전기차 모델에 대한 포로모션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아는 EV9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111% 늘어난 2만9251대의 전기차를 판매했습니다.
 
2024년 상반기 미국 전기차 차종별 판매 순위. (그래프=KAMA)
 
특히 미국 전기차 판매량 상위 모델 20위에서 총 5개 한국계 브랜드 모델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5가 4위(1만8728대, 기아 EV6가 10위(1만941대) 기아 EV9이 11위(9671대), 기아 니로가 14위(8639대), 현대차 아이오닉6가 18위(6912대)를 기록했습니다.
 
 
"IRA 위기, 기회로"…현대차그룹, 리스 등 예외 규정 활용
 
IRA 등의 여파로 현대차와 기아의 현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급감했었지만, 전기차 상업용(리스 등) 예외 규정을 활용해 극복했습니다.
 
IRA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받으려면 북미 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자국에서 조립한 전기차에 장착한 차량 구매 시에만 적용됩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에서 완성된 전기차를 수출·판매하는 형태라 보조금 지급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예외 조항인 리스 차량으로 돌려서 돌파구를 만들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IRA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되자, 차량 대여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수익 구조 개편에 나섰습니다.
 
구체적으로 전용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와 EV6 등 현지 리스 가격 정책을 전면 수정해 테슬라나 포드 등 현지 브랜드 경쟁 모델과 비교해 월간 이용료와 보증금을 한층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았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이같은 전략을 내세운 이유는 미국에서 전기차 리스와 렌탈 사업은 조립 지역에 관계없이 보조금 전액이 주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은 9만4340대에 달했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62.6% 증가한 수치인데요. 전체 친환경차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것입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2년 8월(IRA 시행) 이후 IRA 여파로 가격 경쟁력이 낮아진 상황에서 이룬 결과라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말했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1월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2024년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현대차, 미국 전기차 공장 가동…내년 경쟁 '시동'
 
현대차가 IRA에 발맞춰 미국 내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을 신축하기로 결정하면서 내년 테슬라 등 미국 내 전기차 업계와 경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대차는 이르면 올해 10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시범 가동하고,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입니다. 미국 IRA에 따라 약 1000만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고 있는 테슬라 등과 같은 보조금을 받으며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이 가능해집니다.
 
미국 조지아주에 건립되는 전기차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HMGMA)'는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으며, 50만 대까지 증설할 수 있습니다. 3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아이오닉7을 포함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 6개 차종이 생산됩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은 향후 미국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합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다음 달 말에 실질적으로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이 가능해지면, 현금 1000만원이 투입된다고 보면 된다"며 "전기차 판매 비율도 훨씬 올라가고, 판매율도 당연히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 조지아주 엘라벨에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