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인텔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요를 자랑하는 엔비디아 H100에 대항하고자 자체 개발한 신제품 AI칩 ‘가우디3’를 공개했습니다. 인텔은 가우디3가 H100과 비교해 가격·성능·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뛰어나다고 강조하는데요. 우선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부터 겨냥하고 있는 인텔은 조만간 국내에서도 제품을 출시, 테크기업 공략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이 가우디3로 글로벌 빅테크들의 러브콜을 받는 데 성공해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인텔코리아는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데이터센터용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중앙처리장치(CPU) ‘제온6 P-코어’와 AI 가속기 ‘가우디3’에 대한 기술사항을 발표했습니다.
가우디3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인 H100과 같은 AI 가속기로, 128GB 고대역폭메모리(HBM) 3세대 HBM2e 메모리로 구성됐습니다. H100의 경우 이보다 한 세대 높은 HBM3로 이뤄진 만큼, 가우디3가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글로벌 AI칩 시장은 현재 엔비디아가 80% 이상, AMD가 19%, 인텔이 한 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엔비디아의 종속성을 탈피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수요에 맞춰 가성비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인텔의 AI 가속기 가속기3. (사진=인텔코리아)
나승주 인텔코리아 데이터센터 및 AI사업부 한국 영업총괄 상무는 “가우디3는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으려는 기업들에게 대체제가 될 수 있다”며 “성능·가격·에너지 측면에서 모두 우수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사에 따르면 가우디3는 H100보다 전력 효율이 두 배 이상 높고, AI 모델은 1.5배 빠르게 실행할 수 있습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24일 출시된 가우디3는 IBM클라우드에 사용됩니다. 엔비디아의 의존성을 낮추려는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자사 AI용 맞춤형 칩 생산을 위해 인텔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나승주 상무는 “국내 고객들에게 AI 인프라 구축에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조만간 주요 OEM에서 오늘 출시한 인텔 제품을 탑재한 서버를 국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텔은 이날 가우디3와 함께 제온6 P-코어도 공개했는데요. 제온6 P-코어는 AI, 고성능컴퓨팅(HPC) 등을 위한 서버용 CPU입니다. 특히 직전 세대 대비 성능과 에너지 효율이 각각 3배, 평균 60%로 컴퓨팅의 집약적인 워크로드(주어진 시간 내 컴퓨터 시스템이 처리해야 하는 작업량)를 탁월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이에 인텔은 고성능 제품을 원하는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고객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기술기업들은 AI거품론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권에 막대한 투자비용을 투입해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신제품을 선보인 인텔 역시 이들 기업을 공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나 상무는 “구글과는 20년 이상 오랜 세월 협업해온 관계”라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인텔 데이터센터용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나승주 인텔코리아 데이터센터 및 AI사업부 한국 영업총괄 상무가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인텔코리아)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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