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휠라홀딩스, 홀세일 업황 악화에 법인 운영 '스톱'
미국법인 매출 90% 이상 영업정지…전반적인 전략 수정 예상
면밀한 시장 분석과 내부 시스템 정비 통해 재진입 계획 수립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미국 소비심리 침체로 홀세일 업황 악화
2024-11-07 06:00:00 2024-11-07 08:14:56
이 기사는 2024년 11월 6일 17:4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휠라홀딩스(081660)가 진행하던 북미사업 중 일부 영업을 중지한다. 올해 재고자산 부담을 줄이면서 실적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쟁 심화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되면서 적자가 지속된 영향이다. 총 영업중지 금액이 미국 법인인 휠라USA(FILA U.S.A. Inc.)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대대적인 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사진=휠라홀딩스)
 
영업정지 금액 2619억원…사실상 사업 전반 수정
 
6일 휠라홀딩스는 전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휠라USA의 일부 사업을 중지한다고 공시했다. 영업정지 금액은 총 2619억원으로, 지난해 미국 법인 매출 2877억원 중 91.03%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증권가 등에서는 사실상 미국 사업 전반에 대한 수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휠라홀딩스의 연결 매출액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휠라홀딩스의 연결 매출액 4조66억원의 6.54%에 이르는 비중을 미국 법인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해당 규모만큼 매출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영업 정지는 북미 시장경쟁 심화 등으로 인한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지속되면서 발생한 북미 법인 적자구조와 현금흐름 악화를 개선하기 위한 '일보 후퇴'로 풀이된다. 그동안 미국 법인은 휠라홀딩스의 수익성 부진 원인으로 꼽혀 왔다. 지난해 미국법인이 연간 당기순손실 1516억원을 기록하면서, 휠라홀딩스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531억원에 그쳤다. 동기간 별도기준 당기순이익 1146억원 보다 385억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이에 휠라홀딩스는 재무 구조 개선을 통해 북미 법인 적자를 해소한 후 면밀한 시장 분석과 내부 시스템 정비를 통해 중장기적 시장 재진입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휠라홀딩스는 지난 2022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약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바탕으로 그룹 미래 성장을 견인할 글로벌 5개년 전략 '위닝투게더'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브랜드 가치 재고를 위해 저가 판매 채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재고자산 부담이 확대된 바 있다. 다만, 업체 측은 위닝투게더와 상관없이 휠라의 브랜드를 자원과 역량을 다시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당기순손실 규모 줄었지만 적자·외형축소 지속
 
휠라USA 매출액은 지속적인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21년 5686억원을 기록하던 매출액은 2022년 4637억원, 2023년 2877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도 1622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1683억원) 대비 소폭 줄어들었다.
 
이 같은 매출 감소는 미국 신발 홀세일 업황 악화가 지속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대형마트와 멤버십 홀세일클럽 실적이 악화되고 온라인 쇼핑이 늘어난 가운데 소비 심리 위축 등이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특히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11일 기준 68.90을 기록 중이다. 9월13일(69.00) 대비 0.10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최근 금리 인하 등 여파로 대출이나 할부금융 등을 필요로 하는 내구재 구매 여건이 완만하게 개선되면서 지난해 10월13일 63.00보다 개선세를 보였지만, 미국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아래일 때 소비가 위축됐다고 판단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소비심리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휠라USA  당기순손실은 올해 들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상반기 휠라USA의 당기순손실은 4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093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앞서 지난 2021년 10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던 휠라USA는 처음으로 당기순손실 802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516억원으로 순손실이 급격하게 증가해 왔다.
 
아울러 미국 법인 내 재고부담이 줄면서 연결기준 현금흐름이 개선세를 보였다. 2022년 1387억원 순유출됐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5778억원이 순유입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에는 1973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1742억원) 대비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가운데 지난해 270.29%로 급증했던 부채비율도 올해 상반기에는 238.26%로 개선됐다.
 
증권가 등에서는 3분기 말 휠라USA의 재고자산을 520억원으로 추정하며, 사업 축소 과정에서 무리 없이 처리 가능한 정도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동안 휠라가 안전 재고 확보 없이 확정된 수주에 대해서만 발주를 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던 만큼 영업 정지에 따른 재고 처리 비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인 구조조정 규모와 방식은 정해진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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