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측 "황금폰 있다면 '검찰 아닌 국민'께 공개…민주당 등 통해 제출"
검찰, 오는 3일 명태균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기소 예정
오는 4일부터는 본격 '여론조사 조작 의혹' 관련 조사 계획
2024-12-03 07:55:57 2024-12-03 08:41:25
[경남 창원=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인물인 명태균씨를 대리하는 남상권 변호사는 2일 "명씨가 휴대전화(황금폰)을 가지고 있다면 굳이 검찰에 제출할 필요가 없고, 언론을 통해 제출하거나 정권 획득을 노리는 민주당에 제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명씨는 '폐기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른바 황금폰의 존재 가능성을 열어놓은 겁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달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남상권 변호사는 이날 오후 5시53분쯤 명씨와 접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오전에 언급한 황금폰 제출 방식과 관련해 "명씨는 모르고 있다"고 다시 한 번 말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명씨는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알지 못하고 제가 또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명씨가)보도를 접할 수 없고, 사실상 검찰에 나와서 면담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내용을 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명씨가)지금까지도 '휴대전화는 없다' 라고 하고 있고 그 주장은 일관되고 있다"며 "조만간 아마 그 부분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도 한 번 들어봐야 될 것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해당 휴대전화는 명씨가 평소 유력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정권에 대한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내 변호사' 또는 '황금폰'이라고 말하고 다녔던 것입니다.
 
앞서 이날 오전 남 변호사는 "만일 명씨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어서 제출한다면 굳이 검찰에 제출할 필요가 없다"면서 "국민 앞, 언론을 통해서 제출하거나 재판부, 또는 정권 획득을 노리는 민주당에 제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금폰의 존재 가능성을 열어놓은 겁니다.
 
검찰이 명씨에게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만일 명씨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라고 검찰에서 판단을 했다면 증거은닉 교사로 추가해서 기소할 것이고, 폐기했다고 판단한다면 증거인멸 교사로 기소할 걸로 보인다"고도 했습니다. 
  
오는 3일 명씨가 기소되는 혐의에 대해서는 "만일 증거 인멸 조사 부분이 누락된다면, 그 부분은 저희들한테는 혐의가 없어져서 빠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기만 조금 늦춰져서 추가 기소되지 않겠나, 이렇게 판단을 하고 있다. 저희들이 볼 때는 일단 내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증거 인멸 교사 부분으로 기소가 되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이날 오후 접견한 내용과 관련해서는 "오늘은 개괄적으로 면담을 했다고 보면 된다"며 "오후에는 창원산단 (관련한) 의혹은 없었고 역시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구체적으로 지금 언론에서 얘기가 되고 있는 그런 내용으로 물어봤고, 또 여론조사 방식, 그 다음에 여론조사 비용은 어떻게 처리했는지 이런 것들 위주로 물어봤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날 민주당이 공개한 채무이행각서와 관련해서는 "각서 이야기는 아직까지 가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여론조사(조작 의혹)와 관련해서 조사가 모레부터 시작될 것 같다. 내일은 변호인 측에서 접견을 해야 되기 때문에 양해를 구했고, 검찰 역시 수요일부터 여론조사와 관련된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오후 진행한 접견 전, 남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중요한 것을 보면 특이하게 시간적 순서대로 질문을 하고 있다. 그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일자별로 여론조사를 어떻게 하게 됐는지, 그 경위부터 시작해서 시간순서대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오전에 진행한 조사에 대해서는 "수사팀이 아마 여론조사(조작 의혹) 관련해서 수사를 하는 팀으로 보인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해서도 여론조사가 연결되어 있고 그래서 아마 기소를 하기 위해 정리하는 차원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는 "언론에서 나온 기사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나중에 정리되면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겠다"고 했습니다.
 
현재 여론조사 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언급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질의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기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혐의가 결국 김 전 의원 공천 관련 범행, 명 씨에 돈을 건넨 지방선거 예비후보 2명 관련 범행이기 때문"이라며 "(명씨는)기존 언론에 나왔던 대로 답변하고 있고,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은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오전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나 부인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서 검찰 측이 물어봤냐는 질문에는 "언급이 안 됐다"고 말했습니다.
 
경남 창원=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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