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다른 글에서 인용한 적이 있는) 8년 전 국정농단 촛불 항쟁 박근혜 탄핵 후 조기 대선 득표율은 문재인 41.0%, 홍준표 24.0%, 안철수 21.4%, 유승민 6.8%, 심상정 6.2%이었습니다. 촛불 항쟁에 연인원 2000만명이 참가했는데도 결과는 '에게?'였습니다. 또 2012년 대선 때는 선거 날까지 100만표 차로 이긴다고 설레발쳤는데 결과는 도로 100만표 차로 졌습니다. 이것이 민주당 류(類)의 덜떨어진 사고 방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번 윤석열 탄핵은 윤석열의 비상계엄 성공 시 유혈 사태와 함께 70년 역사를 송두리째 말아먹는 일이 벌어졌을 것이기 때문에 사안이 더욱 충격적입니다. 소위 민주 세력이 더욱 뭉쳐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 세력은 민주당만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이해관계 연합과 극우 집단임을 자처하는 현하의 국민의힘과 윤석열을 빠른 속도로 버리고 그 일은 유승민, 안철수, 한동훈이 경쟁적으로 새판을 만들어 보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입니다. 윤석열을 가장 험하게 징치하면서 민주 세력으로 둔갑해 중도성향의 표몰이를 할 것입니다. 이같은 방향으로 선수들이 왕창 붙어서 군불을 2025년 벽두부터 지필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금은 물밑 각개약진에 여념이 없다고 보면 됩니다.
다음 대통령의 '인물' 화두는 '정상인(正常人)'일 듯합니다. 국민들은 '정상인이 정상적으로 국가를 지휘할 수 있다'는 원론으로 돌아가서 판단할 것입니다. 유권자들은 윤석열과 같이 검증이 안 된 인간이 뿅 하고 나타나서 대중을 희롱하는 상황은 다시는 만들지 말자는 것이 한결같은 원(願)일 것입니다. 그래서 '원칙과 상식의 범주'에서 판단하자고 마음속 캠페인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민주당 쪽에 '정상인' 대권후보가 될 사람이 누구일까요? 이재명, 김부겸, 김경수, 김동연, 이광재…제3의 인물? 그런데 핸드폰 하나로 초연결화돼 있는 '보통 사람'이 주도하는 시대에 지금 당장 '정상인의 정상적 행동'이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윤석열과 그 일파에 대해 불호령을 내리고 탄핵은 기본이고 즉각 구속수사가 지상명령임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 한번을 못 하고 눈치만 살피면서 지도자 연(然)하는 인간은 정상인이 아닌 것입니다. 무슨 그렇게 수읽기를 할 것이 많고 무슨 그렇게 준비할 것이 많은가요? 장고 끝에 악수 낼 것이 뻔합니다. 지금은 정공법이 능사입니다.
정재호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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