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인턴기자] 내년 자동차 업계의 저가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저가 전기차는 판매 호조를 보였는데요. 내년 전기차 보조금이 줄어드는 가운데 중국 자동차 업체 BYD의 저가 공세도 예고돼 있어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구도에 관심이 쏠립니다.
기아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 사진=기아.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는 저가 전기차들의 판매가 두드러졌습니다. 지난 7월 출시한 기아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는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는데요. 24년 1~11월 누적 판매량은 1만2390대로 국내 전기차 판매량 3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8월 출시한 현대자동차의 소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은 실구매가 2000만원대라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4개월간 7431대를 판매했습니다. 지난달 판매량은 1731대로 같은 시기 현대차의 전기차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 됐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내년에도 저가 전기차 새모델 출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내년 상반기 전기 소형 해치백 ‘모델Q’ 출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차 전략을 구사하던 테슬라가 저가 전기차 모델 출시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모양새입니다. 미국 내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는다면 모델Q의 실구매가는 약 3만달러(약 4300만원)로 예상됩니다. 미국 출시 뒤 국내에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해 말 국내에 출시하려 했던 소형 전기 SUV ‘EX30’을 내년 공식 출시할 계획입니다. EX30은 지난해 말 4000만원대 가격을 시작으로 사전예약을 받았지만, 본사 사정으로 출시 일정이 연기된 바 있습니다.
전기차 가격이 여전히 비싸다고 인식하는 소비자가 많은 시점에서 저가 전기차는 침체된 전기차 시장의 대안으로 꼽힙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폐지되는 상황이라 저가 전기차로 시장의 활력을 도모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BYD의 저가 공세도 변수입니다. BYD는 내년 1월 전기 SUV ‘아토3’, 전기 세단 ‘씰’, 전기 소형 해치백 ‘돌핀’ 등 3개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세와 유통비용, 전기차 보조금을 감안한다면 국내 판매가는 2000만원 후반~3000만원 초반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전기차 시장은 일반 내연기관과 비교해서 가성비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고객층만 남았다”라며 “결국 전기차 판매 촉진을 위해서는 저렴한 전기차의 보급이 필수사항”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인턴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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