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자본 부족한 보험사…킥스 완화에도 자본 확충 부담 여전
당국 '기본자본 비중 확대' 요구
2025-03-18 14:55:55 2025-03-18 18:01:21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중소형 보험사들이 지급여력비율(K-ICS) 기준 완화에도 자본 확충 부담을 계속 안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기준치를 낮추는 대신 우량 자본인 기본자본 비중 확대를 요구한 영향입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급여력비율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보험사 건전성 지표로, '지급여력비율'과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두 가지 방식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전자는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을 지급여력금액으로 계산하는 방식이고, 후자는 기본자본만 지급여력금액으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기본자본은 유상증자나 이익잉여금과 같은 우량한 자본이고, 보완자본은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등 부채 성격을 갖고 있는 자본입니다. 지급여력비율이 높아도 보완자본 의존도가 높은 보험사는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이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기본자본 확충을 위해서는 증자를 해야 한다"면서 "기존에는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보완자본을 확충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중심 규제로 전환을 예고하면서 이런 방식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각 사 공시에 따르면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이 지난해 3분기 기준 100%를 넘지 못하는 보험사는 손해보험사 9곳, 생명보험사 7곳 등 모두 16곳입니다. 특히 지급여력비율이 높아도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로 계산하면 100%p가량 떨어지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현대해상(001450) 지급여력비율은 170.1%로 계산되지만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73.3%입니다. 흥국화재(000540)는 지급여력비율이 203.3%에서 기본자본으로 계산하면 61.2%까지 내려갑니다. 이는 지급여력금액에서 기본자본보다 보완자본 의존도가 크다는 뜻입니다. 
 
같은 기간 흥국생명 지급여력비율은 213.9%로 우수한 편이지만,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92.5%로 주저 앉습니다. 롯데손해보험(000400) 지급여력비율은 159.8%이나,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로 계산하면 11.1%로 무려 148.7%p 차이가 납니다. KDB생명보험도 지급여력비율 179.5%지만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43.7%로 나타나면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는 기본자본 확충이 쉽지 않아 경영 부담이 증가한다"며 "기본자본 비중이 낮은 보험사는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중소형사 입장에선 킥스 비율 완화가 달갑진 않다"면서 "당국이 구체적인 수치를 어떻게 설정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2일 '보험업권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을 통해 지급여력비율 권고치를 기존 150%에서 10~20%p가량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습니다. 권고치를 낮추는 대신 보험사 자본의 질을 높이겠다는 방침인데요. 보험사들이 지난해부터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으로 지급여력비율을 일시적으로 높이자 내놓은 대책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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