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에 대해 국회가 질타했습니다. 정무위원회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이미 결정을 한 상황에서 투자자 손실이 예상되는 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연휴 기간(3월1일~3일) 동안 기업회생을 준비했다고 항변했지만 기업회생을 준비하는데 통상 2~3개월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홈플러스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는 겁니다. 약탈적 경영방식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에 대한 고발 조치와 청문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18일 국회 정무위에서 열린 홈플러스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은 '기업회생을 결정한 날짜와 실무 준비 기간은 언제였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질문에 "3월2일까지 부도를 피할 방법을 찾아본 결과 기업회생 신청을 하기로 결정하게 됐고 3월3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7일 신용등급 하락을 최종 통보받고, 28일과 3월1일 검토 및 실무작업을 진행한 후, 3월3일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4일에 법원에 회생신청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휴 사흘간 기업회생 신청에 필요한 50여 종에 달하는 관련 서류를 준비했다는 홈플러스의 주장에 정무위 다수의 의원들은 '납득이 안 된다'고 반응했습니다. 기업회생 절차는 법원과 소통 및 자료준비 등을 거쳐 2~3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인영 의원은 "3월1일은 토요일, 2일은 일요일, 3일은 법정대체휴일이었다"며 "직접 떼야 하는 서류와 인터넷 발급 서류가 있을텐데 연휴 간 직접 뗐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회생 담당 판사를 지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50여종에 달하는 서류를 연휴기간 발급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직격했습니다.
금정호
신영증권(001720) 사장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직후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에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가 기업 구매대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유동화증권(ABSTB)의 단독 주관사입니다. 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하락한 기업 중 자구책 마련 없이 등급 하락 후 영업일 하루 만에 회생 신청한 사례가 있냐"고 묻자 금 사장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떨어졌다고 하지만, A3-도 투자적격 등급"이라며 "이런 회사들이 갑자기 기업회생 신청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어느 누가 투자하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김승원 의원은 "홈플러스 때문에 A3 단기채 시장이 박살 났다"면서 "발행량이 3분의1로 줄었다. 진짜 운영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정무위 의원들은 이날 불출석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해서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고 있다며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불출석 사유서를 보면 '차후에라도 서면 제출로 질의에 응답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오만방자한 태도가 하늘을 찌른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무위는 이날 회생 신청과 관련된 변호사 선임 계약서와 법원의 기업회생 결정 과정 자료를 증거로 요청했습니다. 더불어 홈플러스에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와 범위 등에 대한 계획을 밝혀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의 채권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기업어음(CP)이나 자산유동화증권 부분에서 불완전 판매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광일(뒷줄 왼쪽)MBK 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의 홈플러스·MBK 파트너스 및 삼부토건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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