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IT직군을 신설했습니다. 직급 체계는 책임·선임·전임으로 간소화합니다. IT직군에 대한 성과급 체계도 개인별 차등 지급으로 개편합니다. 앞서 2009년부터 5년간 매니저 호칭을 사용했지만, 2014년 매니저 호칭 제도를 폐지하고 원래대로 돌아간 바 있는데요. 인공지능·통신기술(AICT) 컴퍼니 도약을 위해 수평적 조직문화로 변화를 주고, 성과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G직군과 별개로 IT직군을 신설했습니다. 기존에는 상무보 미만 직위 직원을 G직군으로 통용했는데, 이와 별개로 IT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IT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IT직군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인사 규정은 지난 25일 사내 규정 개정안으로 임직원에게 공유됐습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KT는 환직 조항도 신설했습니다. G직군과 IT직군 간 전환이 가능하게 한 것인데요. 김영섭 KT 대표가 각급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환직시킬 수 있는 조항입니다.
IT직군에 한해서는 직급 체계를 간소화했습니다. G직군은 현재 G5·G4·G3·G2·G1으로 서열을 구분, 부장·차장·과장·대리·사원 직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존 5등급 직급체계를 책임·선임·전임으로 단순화했습니다.
KT 관계자는 "AI와 클라우드 기반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 본격화에 따라 높은 IT 역량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며 "직무 특성에 맞게 우수 IT 역량을 확보하고, 자발적 IT 역량 개발을 병행할 수 있도록 역량 중심 체계 변화로 동기부여를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인사 규정과 함께 보수 규정도 개편했습니다. 기존 회사 경영 성과와 부서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을 근간으로 했던 성과급을 IT직군에 대해서는 지침에 따라 정하도록 설정했습니다. AI전환(AX) 우수 인재들에게 능력에 따라 승진 기회를 주고, 프로젝트 수행에 따라 별도 보상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개인 역량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서비스 기획은 KT 내부에서 진행하고 개발은 외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AI 개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AI 개발 인력에 대한 기업들 수요가 많다 보니 KT도 기존의 정형화된 성과급 틀을 조정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영섭 KT 대표가 3월4일(현지시간) MWC 2025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
인사 규정 변화는 김영섭 대표식 인재경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LG CNS 대표 시절 클라우드를 핵심사업으로 전환하며 김 대표는 나이와 직급에 상관없이 역량이 뛰어난 직원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하는 기술 역량 레벨 평가제를 도입했습니다. 기존 직원들의 능력 제고와 외부 인재 유치를 위한 결단이었는데요. 개발자 뽑기가 어려운 시장 환경을 고려해 고 연봉을 제공하는 IT 업계 내 급여만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2022년에는 급여 인상률이 10%에 달하며 LG그룹 내 인상 폭 상위권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LG 관계자는 "LG CNS가 통상적인 시스템통합(SI)업계 수준의 급여였지만, 김영섭 대표가 인센티브제를 과감하게 실행하며 당시 급여 인상 폭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KT는 AX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달에는 AX 직무 분야 인재 채용 전담 테크 리쿠르팅 센터(Tech Recruiting Center) 조직도 신설했습니다. 테크 전문 채용 담당자 6명이 채용요구 부서 요구에 맞게 인재를 발굴하는 방식입니다. 후보 인재 풀도 구성합니다. KT는 "기존 2.5개월 이상 소요되는 채용 과정을 30일 이내로 단축하고, 주도적으로 인재를 직접 발굴하려고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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