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복합케이블사업자(MSO) HCN이 이동통신 서비스를 묶은 결합상품과 여러 개의 방송프로그램사업자(PP)를 묶어 알짜 MSP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업공개 이후의 투자 원칙도 철저히 수익성 위주로 진행함으로써 사업 규모를 확대하면서도 알짜 기업 이미지를 놓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유정석 HCN 경영지원실장(CFO)은 17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사업을 위해 내년 하반기 MVNO(가상이동통신망) 등 무선통신사업에 진출할 계획이고, SO나 PP 인수는 과거에도 그랬듯 시너지가 나고 금액이 합리적일 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HCN은 오는 23일 기업공개를 통해 마련된 자금 여력을 결합상품의 핵으로 부상한 이동통신 부문에 투자할 생각이다.
HCN은 앞으로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의 네트워크를 원가의 60% 수준의 싼값에 빌려와 무선인터넷과 이동전화 서비스를 선보이고, 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가 결합된 4가지 결합상품(QPS)을 내놓는다.
HCN은 또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년 케이블방송시장의 권역제한을 풀면서 인수합병전이 활발해지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 실장은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과 더불어 플랫폼과 PP의 규모를 확대해 국내 3대 메이저 MSP(MSO+MPP)로 도약하는 것이 장기적인 비전”이라고 밝혔다.
HCN은 이번 기업공개로 1천억원 정도의 추가 자금 여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HCN은 지난 3분기 집계 결과 계열사를 전부 합쳐 현금성 자산이 480억원 수준이고 부채비율은 61.5%로 우량하다.
주당 공모가는 다소 낮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케이블업계의 시장 가격이 실제 인수시 매겨지는 가격보다 낮게 형성되는 데다, 기업공개 이후 주가 상승세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유 실장은 ‘공모가가 다소 낮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동종 MSO로는 최초 상장이기 때문에 회사를 더 알리고 높은 가격보다는 낮은 가격으로 공모해 회사 성장과 주식가치를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HCN은 이자비용과 법인세를 제외하기 전 비용(EBIT) 산정방식으로 시가총액을 구하고 주식수로 나누자 주당 가치가 5190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공모가를 정하지 않고 주당 1400원 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결정했다.
'사업 환경이 점점 더 경쟁상황으로 내몰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유 실장은 “경쟁 매체인 IPTV와 대등한 주문형비디오(VOD) 편수를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확보해 가격 경쟁력 우위를 점하고, 현대백화점과의 연계 마케팅으로 가입자 확보나 가입자당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케이블업계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K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재전송 문제도 KBS1과 KBS2는 의무재전송과 무료 형태로 가닥이 잡혔고, SBS 등 민영방송의 경우 송출비용 상계 형태로 특별히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HCN은 지난 15일 총 공모주식수 2200만주 가운데 일반투자자 대상 440만주 공모에 9273만9960주가 청약돼 경쟁률 21.1 대 1을 기록했고, 오는 23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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