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지식재산(IP)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중심의 시장 구조 속에서 국내 OTT 생태계가 외형 성장에 비해 취약한 기반을 드러내며, IP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산업 재편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5일 국회 제6간담회의실에서 열린 국내 OTT 생태계 진단 및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은 넷플릭스 진출 10년이 한국 콘텐츠 산업에 가져온 구조적 변화를 짚으며 "국내 OTT가 생존하려면 IP 중심의 산업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내 OTT 생태계 진단 및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5일 국회 제6간담회의실에서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조인철 의원실)
유건식 성균관대 교수는 넷플릭스 국내 진출 10년 조망 발표에서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에서 공격적 투자와 약한 고리 공략 전략으로 생태계를 재편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넷플릭스는 2016년 150억원 규모의 한국 콘텐츠 투자액을 단행한 이후 2021년 5500억원으로 확대했고, 2022년부터는 8000억원 규모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투자액에 비례하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늘어났습니다. 계정공유 금지·요금 인상 정책 등도 단행했습니다. 유 교수는 "글로벌 OTT 플랫폼의 시장지배력은 향후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국내 OTT가 단순 제작 파트너 역할에 머무르면 산업 주도권을 잃게 된다"며 "IP를 확보해 글로벌 유통 구조에 직접 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넷플릭스 연대표. (자료=유건식 교수 발제문)
권호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사도 국내 사업자의 IP 확보 전략이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그는 국내 현 생태계를 '외화내빈'으로 규정했는데요. 권 전 박사는 "한국 콘텐츠는 글로벌 주목도를 확보했는데도 정작 플랫폼·제작사 간 복잡한 계약 구조 때문에 IP 소유권이 산업 안에서 축적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IP 소유권·지분 참여 확대, 제작·플랫폼의 수익 배분 모델 재설계, 오리지널 제작 투자 확대, 국내 플랫폼 간 공동 투자 체계 구축 등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는 "IP 없이 지속 가능한 생태계는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넷플릭스의 양면성을 지적하며 "넷플릭스는 제작 단계에서는 메시아처럼 느껴지지만 생태계 차원에서는 황소개구리처럼 군림하는 문제를 가져왔다"고 비유했습니다. 그는 "한국 OTT는 플랫폼 경쟁보다 콘텐츠 경쟁으로 여기까지 온 시장인데, IP를 놓치면 생태계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며 콘텐츠 중심 전략산업화를 강조했습니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OTT 경제는 이미 글로벌 산업의 한 축이 됐다”며 “오늘 제시된 제언들을 입법 과정에 적극 반영해 국내 OTT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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