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도 AI 공급망 ‘팍스 실리카’…핵심은 ‘K-반도체’
공급망 동맹 본격화…한, 반도체서 부각
삼성·SK 등 K반도체에 ‘가장 중요한 기업’
중국 견제 부가효과 있지만…현장은 ‘신중’
2025-12-15 15:44:54 2025-12-15 15:51:51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일본 등 주요국이 참여하는 인공지능(AI)·반도체 공급망 전략 협의체 ‘팍스 실리카 서밋’이 첫 회의를 마친 가운데, AI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주요 공급처인 K-반도체의 위상도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팍스 실리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의 역할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팍스 실리카 서밋’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인공지능(AI) 경쟁이 첨예해진 가운데 유사한 상황에 놓인 국가들이 모여 협력을 다짐했습니다. 지난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한국과 일본·싱가포르·네덜란드·영국·호주·UAE·이스라엘 등과 함께 팍스 실리카 서밋을 개최했습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이 우리의 공동 경제 안보에 필수적임을 인식한다”며 “우리는 투자 안보 관행, 인프라, 인센티브 등 분야에서 공동의 노력을 통해 우리의 경제적 파트너십을 심화하기 위한 공동의 비전을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이들 나라들은 △에너지·광물·제조·반도체·인프라 등 공급망 협력 중요성 강조 △민간부문 역량 활용 및 민간 투자를 통한 공급망 안정성 확보 △신뢰 기반 경제안보질서 구축 위한 정책 공조 강화 등 AI 관련 분야 전반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생태계 구축에 뜻을 모았습니다. 실제로, 팍스 실리카는 평화를 뜻하는 라틴어 ‘팍스(Pax)’와 반도체 소재인 이산화규소(Silica)를 결합한 명칭으로, AI 시대의 안정적인 기술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협의체 출범은 희토류 등 핵심 자원을 무기로 활용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협의체 관계자는 “우리는 진정한 경제 안보를 위해서는 과도한 의존을 줄이고 공정한 시장 관행을 준수하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및 공급업체와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며 “동시에 우리는 AI 경제를 형성해가고 있는 전 기술 스택 전반에 걸친 혁신 성과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서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실물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팍스 실리카를 통해 한국 반도체의 위상도 재확인되고 있습니다. 팍스 출범 성명에서 한국 등 참여국을 한국 등 참여국을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으로 규정한 미 국무부는, 특히 한국에 대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AI 공급망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기업과 투자자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계속되면서, HBM 공급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핵심 기업이라는 점을 인정한 셈입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팍스 실리카의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신중한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팍스 실리카가 어느 정도의 범주를 다루는 모임인지도 불명확하다”며 “현장에서는 단순히 ‘각국이 AI에 협력한다’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어서 업계에 미칠 영향을 짐작하기 어렵다. ‘AI와 반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는 수준의 기대만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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