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10대 뉴스) 코스피 4200선 돌파…거버넌스 혁신 '원년'
대미관세 혼란으로 전세계 몸살…상법개정안 통과
'주가조작 패가망신'1·2호 적발…증권사 영역 확장
원달러환율 '고공행진'…코인·토큰 시대 태동
2025-12-30 06:00:00 2025-12-30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 전문기자·이보라 기자] 2025년 자본시장에서 역사적인 상승장인 동시에 거버넌스 혁신의 원년으로 평가됩니다. 코스피는 연초 대비 70% 이상 상승했으며 국내 자본시장의 숙원 과제였던 상법 개정이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트럼프 2기 출범과 동시에 대미 관세 부과가 전 세계 경제와 증시를 흔들었고,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출현하면서 한국거래소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고, 증권사는 발행어음과 IMA 인가를 받으며 영토를 확장했습니다. 
 
'코스피 4000' 시대 개화
 
(그래픽=뉴스토마토)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75%에 달합니다. 올해 초만 해도 코스피는 2400대에 머물렀으나 29일 4200선을 회복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반도체 쌍두마차가 4000 정복을 이끌었습니다. 실적을 만들어낸 것은 반도체 등 기업들이었지만 자본시장의 체질을 뜯어고치며 밸류에이션 눈높이를 올린 것은 이재명정부와 국회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을 달성하겠다"고 공약했으며, 국회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상법 개정안 통과는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스피 4200선이라는 역사적 고점에 도달하는 데 결정적인 토대가 됐습니다. 
 
전 세계 뒤흔든 대미 관세 
 
올해 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단행된 보편 관세 및 상호 관세는 올 한 해 전 세계 자본시장 최대 변수였습니다. 글로벌 교역 질서를 한순간에 무너뜨린 일방통행으로 전 세계 주요국들이 홍역을 앓아야 했습니다. 당선과 함께 고율의 대미 관세가 부과됐으며 이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으나 15%로 낮추는 수준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대미 수출국들은 FTA 체제하에서 없던 관세 부담을 안아 고충이 크지만 정작 관세를 매긴 미국도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상법 개정안 통과…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
 
올해 총 두 차례에 걸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와 소수주주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이사의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명문화, 전자주주총회 동입 등을 담은 1차 상법 개정안이 7월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8월25일에는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담은 법안이 통과됐으며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도 예고된 상태입니다.
 
8월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2차 상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넥스트레이드 출현…한국거래소 아성 위협
 
올해 3월에는 한국 최초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했습니다. NXT는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로, 기존 한국거래소와 경쟁하며 주식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2의 주식시장입니다. 프리마켓, 애프터마켓을 운영하며 운영 시간을 대폭 늘리면서 직장인들도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거래할 수 있게 됐습니다. NXT는 반년도 되지 않아 현행법상 한국거래소의 거래량 상한선에 도달했고, 매매체결 대상 종목 수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3월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넥스트레이드 개장식에서 내빈들이 개장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고가 속 빛과 그림자
 
전 세계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밑바탕엔 유동성의 힘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시장을 떠돌던 유동성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양자컴퓨터, 로봇 등 성장산업에 집중됐습니다. 천문학적 투자가 동반되며 이와 관련된 산업, 구체적으로 반도체, 전력기기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방산도 기대 이상의 수출 실적을 거둬들이는 등 개화했으며, 이미 수주잔고가 가득찬 조선사들은 미국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까지 얻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전기차 케즘(일시적 수요정체)'에 이차전지 주가가 고꾸라졌습니다. 석유화학 업종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 구조조정이 한창입니다. 철강도 정부 지원을 받아야 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증권사, 발행어음·IMA로 영토 확장
 
올해 금융당국은 대형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발행어음(단기금융업·자기자본 4조원 이상) 및 IMA(종합투자계좌·자기자본 8조원 이상) 신규 사업자 인가를 승인했습니다. 키움증권(039490)과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인가를 받았고,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첫 IMA 사업자가 됐습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1호 IMA 모집을 완료했습니다. 사실상 은행의 고유 영역이었던 '원금 보장형 수신 업무'에 발을 들이게 되면서 증권사의 영역이 확장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주가조작하면 패가망신"…1·2호 적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한국거래소를 찾아 "주가조작하면 패가망신하는 것을 보여주겠다"면서 주가조작 엄벌을 천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7월30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와 검찰 등이 참여하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꾸려졌습니다. 2개월 뒤인 9월 1000억원 규모의 재력가들이 참여한 주가조작 사건을 적발했습니다. 10월에는 NH투자증권 고위임원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차익을 챙긴 사실이 적발되며 형사고발 조치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1400원 '뉴노멀'…엔케리 청산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했습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등 완화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올해 초 110에 육박하던 달러인덱스가 96~97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약세였는데도 원화는 더 약했던 것입니다. 결국 정부가 나서 외환시장을 견제했고 달러 유출의 한 축으로 지목된 서학개미들을 되돌리기 위한 대책도 내놓았습니다.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가 불거진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올 들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강해지면서 지난 3월 전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했습니다.
 
주택가격 폭등  
 
올 한 해 서울 집값이 12% 넘게 급등했습니다. 세종(3.69%), 울산(3.00%), 경기(2.05%)도 올랐습니다. 그러나 5대 광역시는 거의 제자리걸음(0.50%)이었고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은 -0.12%로 하락, 지역별 양극화는 극단으로 치달았습니다. 정부가 6·27, 9·7, 10·15 대책 등을 연달아 쏟아내면서 일단 과열 양상은 잦아든 것처럼 보이는데요. 정부는 공급 확대 대책과 양도세·종합부동산세율 상향, 대출 규제 강화, 서울 전역 및 경기 12개 지역 토지거래허가제 규제 등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거래가 줄었을 뿐 상승 동력은 여전해 내년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입주 물량 감소가 가장 우려되는 발화 요인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코인·토큰 시대 태동
 
인터넷 공룡 네이버와 국내 최대 가상자산 업체가 결합을 선언했습니다. 2026년 5월 주총에서 양사의 결합안이 통과된다면 인터넷 및 가상자산 시장의 변화를 넘어 실물자산과 코인·토큰의 이종 결합이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정부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논의 중입니다. 한국은행은 통화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국회를 중심으로 관련법 준비가 한창입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전 단계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RP), 국채 등에 기반한 토큰 발행·유통도 함께 논의되고 있습니다. 2026년은 전통적 자산시장과 가상자산, 통화의 결합이 태동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11월27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진 Npay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사진=산업통상자원부)
 
김창경 재테크 전문기자·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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