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아내로 통일교 세계본부 재정국장을 지낸 이모씨의 수십억원 편취·횡령 의혹이 드러나면서 윤 전 본부장이 이를 ‘곳간’ 삼아 정치권에 로비를 했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씨에 대한 통일교 측의 고소장에는 김건희씨에게 전달된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비롯해 수백~수천만원 상당의 사치성 물품 구매 정황과 자금 착복 의혹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는데, 윤 전 본부장이 아내를 통해 정치권 청탁자금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통일교 쪽이 이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 재정국장에 대한 사기·횡령 혐의의 고소장에 첨부된 '사적 목적 지출에 대한 보전 청구' 목록 중 일부. (사진=뉴스토마토)
7일 <뉴스토마토>가 단독 입수한 이씨에 대한 통일교의 고소장에는 업무상 횡령 및 사기 등에 대한 구체적 혐의가 적시돼 있습니다. 특히 고소장은 회사의 재무 업무를 담당하는 이씨가 사적 목적으로 개인카드를 사용한 뒤 공적 업무로 이를 꾸며 비용을 보전 받거나, 이중 청구 및 허위 회계 처리 등을 이용해 20여억원을 착복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고소장에는 “언론 보도를 통해 피고소인 남편인 윤영호가 김건희 전 영부인에게 고가의 명품선물(샤넬백, 그라프 목걸이)을 선물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고소인은 윤영호가 어떠한 자금으로 고가의 명품을 구입했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품게 됐다”며 “피고소인이 재직하던 시기의 예산 집행 내역을 면밀히 검토했고, 결국 고소인은 피고소인 부부가 부정한 보전 청구와 허위 정산을 통해 많은 자금이 착복됐음을 확인하게 됐다”고 적시되어 있습니다.
고소장에 따르면 이씨는 자신과 가족 등을 위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비용 외에 수천만원 상당의 사치성 물품 등을 대거 구입했습니다. 이 같은 사치성 물품들이 김건희씨 등 정치권 로비 등으로 사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허위 회계 처리 등으로 마련한 자금이 실제 정치권에 흘러들어간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고소장은 이씨가 재무국장으로서의 지위와 비용 집행 절차를 이용해 허위의 회계 처리를 하고 2억5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착복했다고 적시했는데, 이 중 1억원을 정치권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고소장은 “2022년 1월 당시 재정팀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고소인과 거래하던 은행 직원으로부터 ‘이OO 국장님께서 요청하신 신권 1억원이 준비돼 있다’고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며 “기사를 통해 2022년 1월경 윤영호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원을 지급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고소인은 이씨가 횡령한 1억원을 이용해 윤영호가 권 의원에게 지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은 이씨와 은행 직원과의 메시지와 ‘큰 거 1장 support', '권성동 오찬’이라는 메모가 적힌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 그리고 이씨의 휴대전화에 있던 1억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 사진 등을 토대로 1억원이 권 의원에게 건네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자금 출처와 관련해서는 논란이 있는데, 윤 전 본부장은 돈을 전달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교단의 지시로 개인 돈이 아닌 교단의 자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지난달 23일 윤 전 본부장과 이씨 사이 결재선에 있던 조모 전 세계본부 총무처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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