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금리 부담 지속…카드사 '긴축경영' 고착화
카드 혜택·인력 줄이기 가속
2026-01-15 15:30:43 2026-01-15 21:53:35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카드사들이 기준금리 5연속 동결에 따른 조달금리 부담으로 긴축경영을 고착화하고 있습니다. 마땅한 수익 다각화 방안이 없는 가운데 올해 역시 비용 절감 중심의 경영 전략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건전성 회복과 조달금리 안정 여부에 따라 실적 반등의 여지는 남아 있으나, 단기간에 경영 환경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결'
 
15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AA+ 등급 3년 만기 여신전문채권 금리는 3.361%로 지난해 같은 날(3.147%)보다 0.214%p 올랐습니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 2.8%대까지 하락했던 여전채 금리는 기준금리 동결이 지속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여전채는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회사채로 동일한 신용등급의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높은 편입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 등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 발행에 의존해 자금을 조달합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가맹점주에게 카드 대금을 먼저 지급한 뒤 소비자로부터 결제 대금을 회수해 여전채 이자를 상환하는 구조입니다.
 
여전채 금리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시장금리 하락과 함께 낮아지고, 기준금리가 오르면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기준금리가 다섯 차례 연속 동결되면서 카드사들의 조달금리 부담도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발행한 연 5%대 여전채가 아직 남아 있어 금리 부담이 상당한 상황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 기준금리 동결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 문구를 삭제하면서 조달금리 부담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금통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번 금리 인하 여지를 남기는 문구를 포함시켰지만, 올해 첫 회의에서는 해당 표현을 지웠습니다. 시장에서는 향후 경제·금융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없을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용 절감 중심의 경영 기조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지난해 3월 신용카드 결제수수료율이 추가로 인하된 이후 카드사는 희망퇴직과 신입 공채 규모 축소 등 인건비 절감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카드론 한도까지 줄어드는 등 업황이 악화하자 무리한 영업 확대보다는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카드사들의 비용 절감 영향은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높은 할인·적립 혜택을 앞세운 '혜자 카드' 출시를 사실상 중단했고, 기존 상품들 역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잇따라 단종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 대표적인 혜자 카드로 꼽혀온 '토스뱅크 하나카드 Wide'는 오는 20일 판매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비용이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코로나 이후 비용 부담이 줄지 않고 있다”면서 “올해도 영업을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카드사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작년부터 비용 줄이기를 계속하고 있다”며 “올해도 희망 퇴직자들이 꽤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카드사, 영업환경도 더 악화 
 
올해 카드사들의 영업 환경도 좋지 않습니다. 지난해 6·27 부동산 대책으로 카드론 한도가 줄었고 상생금융 기조까지 더해지며 수익성 개선 여력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사업 확장 규제도 완화되지 않아 수익 다각화 시도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카드사들은 줄어든 카드수수료 수익을 보완하기 위해 카드론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해 왔습니다. 그러나 대출 규제 강화와 건전성 관리 부담, 금리 인하 압박이 겹치면서 해당 부문 수익 역시 감소하는 흐름입니다. 업계가 새로운 먹거리로 기대해온 스테이블코인 발행 역시 카드사가 직접 발행하지 않는 구조가 유력해지면서 대체 수익원을 찾기 어려운 처지입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카드사의 긴축경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용판매 수수료율 체계를 현실에 맞게 재산정하고 카드사들의 사업 확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용판매 수수료율 인하를 강제적으로 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산정 체계를 모두 바꾸고 카드사들이 벌어들인 돈으로 투자를 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김 교수는 "카드는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만큼 유망한 사업이기 때문에 해외로 진출할 수 있게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비용 감축, 카드 혜택 축소 등 긴축경영을 이어 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5일 연설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 문구를 삭제했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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