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4분기 역성장…한국경제 '명암'
'건설투자 부진'에…4분기 GDP -0.3% '뒷걸음'
지난해 연간 성장률 1% '턱걸이'…전년 '반 토막'
2026-01-22 16:19:08 2026-01-22 16:48:25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윤금주 수습기자] 한국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5000 시대'를 열었지만, 실물경제는 오히려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한국 경제는 0.3% 역성장하며 뒷걸음쳤습니다. 건설·설비투자 부진이 예상보다 극심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입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우리 경제는 1% 성장에 그쳤습니다. 역대 6번째로 낮은 수치이자 전년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입니다. 그나마 호황을 맞은 반도체 수출과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떠받친 민간소비 증가로 1% 성장률을 간신히 지켜냈습니다. 바꿔 말하면 반도체와 추경이 없었다면 0%대 성장에 그쳤다는 의미입니다.
 
4분기 성장률, 3년 만에 '최저'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GDP 증가율은 -0.3%로 집계됐습니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제시한 예상치 0.2%를 0.5%포인트나 밑도는 수치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악영향이 남아 있던 2022년 4분기(-0.4%)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이기도 합니다. 앞서 우리 경제는 지난해 1분기 -0.2%를 기록한 이후 2분기 0.7%, 3분기 1.2%로 점차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3개 분기 만에 다시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4분기 역성장은 직전 분기 수출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와 예상보다 극심한 투자 부진이 겹친 결과로 분석됩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실질 GDP는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기 대비 1.3% 성장했지만, 4분기에는 수출이 전기 대비 2.1% 감소했고 수입도 1.7% 줄었습니다. 여기에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면서 전기 대비 3.9%나 급감했습니다. 설비투자 역시 자동차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1.8% 감소했습니다. 
 
반면 4분기 민간소비는 승용차 등에서 재화가 줄었지만 의료 등 서비스가 늘면서 전기 대비 0.3% 증가했습니다.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를 중심으로 0.6% 늘었습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3분기 예상보다 높았던 1.3%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연말에 예상보다 나빴던 건설 경기 등의 영향으로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3분기 성장률은 연율로 계산하면 5.4%에 달하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면서 "이 때문에 전기 대비 4분기 성장률이 상당 폭 낮아졌지만, 소비가 꺾이지 않고 수출도 견조해 회복세를 유지했다"고 부연했습니다.
 
김재훈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도 4분기 역성장에 대해 "15분기 만에 최대 폭 성장을 했던 3분기 1.3%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8년 만의 10월 추석 장기연휴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면서도 "그러나 전년 동기보다 1%대 중반으로 성장하며 기조적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초대형 충격 시기 빼면…1954년 이후 '최악'
 
4분기 역성장이 나타나면서 연간 성장률도 1.0%를 지키는 데 그쳤습니다. 지난 2024년 2.0%에서 1년 만에 반 토막 난 수준으로, 코로나19로 성장이 큰 폭으로 악화한 2020년(-0.7%) 이후 최저치입니다. 코로나와 글로벌 금융위기, 외환위기 등 경제에 초대형 충격이 발생했을 때를 제외하면 GDP 통계가 집계된 1954년 이후 최저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수점 두 자릿수까지 보면 지난해 성장률은 0.97%로 사실상 0%대 성장입니다. 성장률 침체에는 건설투자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실제 지난해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9.9%로 전년도(-3.3%)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습니다. 건설투자는 2021년(-0.2%) 이후 5년 연속 후퇴입니다. 이 국장은 "코로나19 이후 건설 비용 증가로 인한 착공 지연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지난해 민간소비는 1.3% 증가하면서 전년(1.1%)보다 소폭 개선세를 보였습니다. 정부소비(2.8%)도 전년(2.1%)보다 증가했습니다. 설비투자(2.0%)도 전년(1.7%)보다 나아졌습니다. 수출은 4.1% 늘어 전년(6.8%)보다 증가세가 꺾였고, 수입은 3.8% 늘어 전년(2.5%)보다 소폭 증가했습니다. 사실상 지난해 반도체 수출의 성장세와 약 45조원 규모의 추경 효과가 없었다면 1% 성장 턱걸이는 어려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에는 한국 경제에 대통령 선거, 트럼프발 관세 협상 등 많은 일이 일어나면서 건설 등 내수경기가 전반적으로 어려웠다"며 "올해는 코스피 5000 돌파 등 변화 나타나면서 2% 안팎의 성장 전망치도 나오고 있는 거 보면 경제 전망이 비교적 밝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올해 얼마나 경기가 살아나느냐가 관건인데, 전반적으로 심리적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한다"며 "성장 결과물들이 어려운 쪽으로 파급되는, 온기가 퍼질 수 있는 정부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간신히 1% 성장한 것"이라며 "올해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노력을 해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생산성 제고"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저출산 때문에 경제활동인구 자체도 줄어들고 노동층 성장 기여도도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역시 어렵다. 여기에 반도체 등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몇 개의 산업 빼고는 투자를 늘리기도 기업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결국 노동, 자본 투자 확대는 단기간에 쉽지 않기 때문에 구조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윤금주 수습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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