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삼성전자, 실적 호조에도 기부금 축소…투자·환원에 밀린 사회공헌
영업이익 43조원 회복에도 기부금 환원 감소
2022년 3059억원서 지난해 2117억원으로 30% 줄어
HBM·파운드리 투자 확대 속 현금 배분 전략 변화 주목
2026-06-01 06:00:00 2026-06-01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8일 15:5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역대급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지만, 정작 사회공헌 성격의 기부금 지출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 심화와 대규모 설비투자 확대 속에서 삼성전자의 현금 배분 우선순위가 과거와 달라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는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기부금을 유지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AI 반도체 투자와 주주환원 강화에 재원을 우선 배분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진=삼성전자)
 
실적은 급반등했는데 기부금은 감소…엇갈린 흐름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기부금은 2022년 3059억원에서 지난해 2117억원으로 최근 3년 동안 3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삼성전자 기부금은 2018년 3103억원에서 2019년 3577억원까지 늘었다가 이후 2020년 3114억원, 2021년 2709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2022년 다시 3059억원까지 증가했지만 2023년 2433억원, 2024년 2162억원, 지난해 2117억원으로 최근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대표적으로 주요 사업장 내 안전사고 예방과 생산성 향상, 협력사 동반성장 확산 등을 위해 반도체(DS)부문 1·2차 협력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출연한 기부금은 800억원대에서 2년 만에 489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외에도 유엔개발계획(UNDP)에 전달돼 각국 구호활동 등에 활용되는 ‘Samsung Global Goals’ 기부 규모 역시 437만 달러에서 294만 달러로 줄었다. 세부 사회공헌 프로그램 전반에서도 비용 효율화 기조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실적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업황 회복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 영향으로 연결 기준 영업이익 43조원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침체가 극심했던 2023년 영업이익이 6조원대까지 급감했던 점과 비교하면 실적 반등 폭은 매우 컸다.
 
특히 과거 반도체 업황 침체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던 2023년에도 2433억원 규모 기부금을 유지했으나, 업황 회복과 함께 수익성이 개선된 이후에는 오히려 기부금 규모가 감소한 셈이다. 재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의 자금 운용 기조가 과거보다 투자와 주주환원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 반도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HBM과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등 미래 사업 투자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성과급 재원 분배를 둘러싼 노사 갈등 속에서 일부 노조를 중심으로 임직원 기부금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관련 비용이 더욱 축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당 제도는 회사가 직접 출연하는 기부금 계정과는 별도로 운영되고 있으나, 회사 차원에서 제도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구조인 만큼 사회공헌 본래 취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는 희소 질환과 장애 등을 겪는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인 '기부금 약정 제도'를 운영 중이다. 2010년부터 운영된 이 제도는 임직원이 월급 일부를 자발적으로 후원하면 회사가 동일 금액을 추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만 일부 노조 조합원 사이에서는 해당 제도가 회사의 사회공헌 이미지 제고 수단처럼 활용되고 있어 기부금 약정을 탈퇴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이다.
 
AI 반도체 경쟁·주주환원 확대…달라진 현금흐름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간 반도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 투자와 평택 생산라인 확대, 차세대 HBM 개발 경쟁까지 동시에 진행되면서 현금 소요 규모도 커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주주환원 정책 강화도 현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연간 배당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자사주 매입과 소각 가능성도 시장에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업황 회복 구간에서 확보한 현금을 미래 투자와 주주환원에 우선 배분할 유인이 커졌다는 의미다.
 
반대로 사회공헌 성격의 기부금은 과거보다 보수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국정농단 사태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등 이른바 준조세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경험 이후 대외 기부금 집행에 보다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또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기업 기부 요청 규모 자체가 과거보다 줄어든 영향도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대되면서 단순 현금 기부보다 상생 프로그램이나 기술 지원 형태의 사회공헌이 늘어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과거에는 대기업 기부금이 일종의 사회적 비용 성격으로 인식됐다면 최근에는 투자 효율성과 직접 연결되는 방향으로 기업 자금 운용 기조가 바뀌고 있다"라며 "삼성전자 역시 AI와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현금 활용 우선순위를 보다 전략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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