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AIA프리미어파트너스의 보험설계사 집단 해촉 및 수수료 부당 환수 논란이 소송전으로 번진 가운데, 본사인 AIA그룹은 ‘선긋기’에 나섰습니다.
글로벌 보험사인 AIA그룹은 자회사 AIA생명을 한국에 지점형태로 진출시킨 지 31년 만인 2018년 1월 법인으로 전환했습니다. 이후 2020년대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흐름에 올라타 2023년 8월 법인보험대리점(GA) AIA프리미어파트너스를 손자회사로 출범시켰습니다.
29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AIA프리미어파트너스에서 A영업본부를 이끌었던 본부장 B씨는 사측이 A본부 소속 설계사를 부당하게 집단 해촉하고 수수료를 환수했다며 지난달 30일 공동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지난 4일에는 AIA그룹에 이메일을 보내 부당함을 호소했습니다.
B씨는 그룹에 "전수감사 이후 집단 해촉, 영업정지, 수수료 지급보류, 정착지원금 및 환수금 청구, 보증보험 구상권 피해와 관련해 한국에서 집단 민사소송이 제기됐다"고 알리면서 "단순한 개별 위촉 계약 분쟁이나 내부 인사 문제를 넘어서 AIA그룹 산하 조직에서 발생한 내부통제와 준법절차의 적정성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사실관계와 리스크 검토를 요청드린다"고 전달했습니다.
AIA그룹이 본부장 B씨에 전달한 민원 관련 답변. (사진=제보자 제공)
AIA그룹 준법감시팀은 B씨의 민원에 "해당 내용을 확인했고,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이를 관리하기 위해선 정해진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안내했습니다. 그러면서 "검토 결과와 현재 진행 중인 법적 문제를 고려해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면 AIA생명보험 법무팀에 직접 문의하기를 권장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즉각적인 소통은 이뤄졌으나 글로벌 대기업의 매뉴얼에 근거한 통상적이고 원론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입니다.
B씨는 "평소 준법(컴플라이언스) 경영을 강조하는 AIA그룹이 한국 자회사에서 발생한 문제를 법적인 절차로 해결하라며 원론적 답변을 보낸 것에 그치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도 사안을 충분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AIA프리미어파트너스는 지난해 3월 중순께 A본부에 대한 전수감사를 진행한 직후 단기간 내 대규모 해촉·영업정지·수수료 지급보류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117명에 달했던 A본부는 감사 직후 △60명 해촉 △15명 영업정지 △다수 자진퇴사 등으로 이달 말 기준 10명밖에 남지 않게 됐습니다.
최근 GA업계에서 조직관리에 대한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잇따라 지적된 가운데, 준법감시제도의 한계점도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본래 GA업권은 준법감시제도가 없었지만 최근 수년간 양적 성장에만 치중해 설계사 부당 스카우트와 그에 따른 불완전판매, 꺾기(구속성 보험계약) 준법등 편법과 위법행위가 난무하자 이를 방지하려는 취지로 마련됐습니다. 그런데 설계사들을 보호하고 보험업권의 건전한 계약을 추구를 위해 마련된 준법감시제도가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거나 오히려 설계사들을 옥죄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험업권 관계자는 "최근 초대형 GA에서 설계사 해촉 및 환수금 뿐만 아니라 대표의 횡령 등 내부통제 문제가 적발돼 알려지고 있다"며 "일부는 회사의 준법경영을 위해 마련된 장치를 오히려 회사나 대표의 입맛대로 휘두르는 데에 사용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GA업계가 성장하고 준법감시제도가 마련된 이후 최근에서야 최초 징계위원회를 열고 있다"며 "진행 초기 단계니 만큼 여러 진통을 겪는 과정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B씨는 "전수감사부터 조직 붕괴, 환수금 부담 등으로 이어진 이번 사태는 구조적 문제"라며 "준법감시와 영업윤리위원회가 내부통제를 위한 장치라면 모든 조직에 공정하게 적용됐어야 하는 만큼, A본부만을 향한 제재 절차가 정당했는지 그룹 차원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AIA생명 측은 "본 사안은 현재 민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당사로서는 법원의 판단을 성실히 기다리고 있으며 소송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AIA 프리미어파트너스는 ‘보험소비자 보호’, ‘모집질서 확립’, ‘내부 통제와 준법 경영’이라는 원칙 아래, 필요한 조치를 당사의 규정에 따라 진행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AIA프리미어파트너스 사정을 잘 아는 익명의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불완전판매 분쟁으로 번질 요인이 있는 영업관리 사안에 대해선 발견 즉시 해촉 등 매우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내부통제가 작동되면서도 이러한 경영 관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IA그룹 간판. (사진=AIA그룹)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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