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숨 고르기'에도…유가·환율·금리 '3고 압박'
생산자물가지수 9개월만 보합…국내공급물가 13.2%·총산출물가 17.6%↑
중동발 유가·환율 불안 재확대…금리 인상에도 소비자물가 상방 압력 여전
2026-07-22 18:01:05 2026-07-22 18:05:26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생산자물가지수가 9개월 만에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은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의 2차 파급효과도 지속되면서 소비자물가 상방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여기에 최근 중동 지역 긴장 재확산으로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모습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생산자물가지수 보합에도…중동 전쟁 2차 파급효과 여전
 
한국은행은 22일 '2026년 6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를 발표하고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보합(0.0%)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9월부터 전월 대비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달 9개월 만에 보합세로 전환했습니다. 지난달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입니다.
 
다만 생산단계의 가격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국내공급물가는 지난달 전월 대비 0.7% 올랐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3.2% 상승했는데요.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반영됐던 2022년 7월(14.7%)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중간재(0.5%), 원재료(2.1%), 최종재(0.5%)가 모두 상승했으며, 5월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분이 통관 시차를 두고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국내 출하와 수출을 포함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총산출물가도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17.6% 상승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공산품(0.4%)이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컴퓨터·전자·광학기기와 화학제품 등 수출을 중심으로 상승하며 전체 오름세를 견인했습니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업의 비용 부담이 향후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문희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생산자물가의 전월 대비 오름세는 멈췄다"면서도 "중동 경제에 따른 2차 파급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여서 이점은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특수분류 지수에서 에너지 이외 지수의 흐름을 보면 전월 대비로는 보합을 나타냈는데 전년 동월 대비로는 5월에 이어서 8.2%로 상승률이 계속 유지되는 모습"이라며 "중동 전쟁 이후에 유가나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시차를 두고 파급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로는 에너지 이외의 품목들이 조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소비자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7월 생산자물가는 하락 요인과 상승 요인이 혼재해 향방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전월보다 10.0% 하락했고 항공·여객 서비스 유류할증료도 인하됐습니다. 반면 중동 지역 긴장 재확산과 산업용 도시가스 도매요금 인상 등은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변수로 꼽힙니다.
 
고유가·고환율 재확대…금리 인상에 경기 부담도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확대되면서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는 점도 하반기 물가의 불안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국제유가는 이달 중순까지 배럴당 70달러대로 내려왔지만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재개되면서 상승 전환했습니다. 21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91.01달러로 마감해 전 거래일보다 2.01% 상승했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6월 10일 이후 약 5주 만에 최고치입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84.91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2.02% 오르며 같은 기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도 다시 1480원 선을 넘어섰습니다. 실제 외환시장 24시간 개방과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약 40조원 규모의 외화 유입 등으로 환율은 지난 21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해 1470원대 초반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480.1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6.7원 오르며 다시 1480원선을 넘어섰습니다.
 
여기에 한국은행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금리 인상은 소비와 수요를 둔화시켜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고유가와 고환율에 따른 공급 측 물가 압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을 충분히 상쇄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동시에 높은 금리는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을 키워 경기 회복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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