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덜고 첨단소재 늘린다…석화 대전환 시작
롯데·한화·DL 통합법인 출범
의료·태양광 등 고부가 공략
2026-07-23 12:23:15 2026-07-23 14:16:13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범용 제품을 줄이고 의료·태양광·모빌리티 등 고부가 첨단소재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범용 석유화학 수익성이 악화하자 생산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스페셜티 소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산업 체질 전환이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여수 석유화학단지. (사진=연합뉴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확정된 여수 석유화학 사업 재편은 공급과잉에 시달려온 범용 석유화학에서 벗어나 고부가 첨단소재 중심으로 산업 체질을 전환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여천NCC를 중심으로 롯데케미칼(011170)한화솔루션(009830), DL케미칼이 통합법인을 설립하고 에틸렌 생산능력 139만톤을 감축하는 동시에 첨단소재 사업을 확대합니다.
 
석유화학 기초 원료를 다루는 업스트림 부문에서는 과잉 생산의 원인인 에틸렌 설비를 줄여 공정 효율을 끌어올립니다. 롯데케미칼의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물적분할 합병과 여천NCC 2·3공장 가동 중단을 통해 기초유분 생산 체계를 최적화했습니다.
 
다운스트림 부문에서는 범용 폴리에틸렌(PE)과 접착 및 도료용 수지 등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하나로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의료용 저밀도폴리에틸렌(LDPE)과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대폭 늘립니다.
 
의료용 소재와 POE는 까다로운 인증과 기술력이 필수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입니다. 주사기와 수액백 등에 사용되는 의료용 소재는 범용 제품보다 훨씬 투명해야 하고 엄격한 고객사 품질 인증을 거쳐야 해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의료 및 식품용 접착제를 비롯해 자동차와 태양광 산업까지 활용되는 POE 역시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에 국내 기업들이 본격 진입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세 회사는 의료용 LDPE와 POE 생산설비 구축 등에 총 1500억원을 투자해 향후 3년간 설비 전환을 완료하고 다운스트림 사업에서 고부가 제품 비중을 30~50%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기초 유분 비중은 줄이고 고부가 사업을 넓혀갈 계획”이라며 전남 율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컴파운딩 공장 완공 등 자체적인 포트폴리오 전환과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화솔루션도 XDI(자일릴렌 디이소시아네이트), 고부가가치 접착·도료용 수지, 기능성 소재 중심으로 사업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XDI는 폴리우레탄의 주원료인 이소시아네이트 화합물의 한 종류로, 프리미엄 안경 렌즈나 폴더블폰 등에 쓰이는 최고급 고부가가치 소재입니다.
 
DL케미칼 역시 폴리에틸렌(PE) 부문을 통합법인에 넘기는 대신,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고부가 폴리부텐(PB) 사업과 스페셜티 강화에 집중합니다. DL케미칼 관계자는 “엔진오일 첨가제 등에 들어가는 고부가 소재인 PB를 비롯해 수술용 장갑을 만드는 카리플렉스, 바이오 케미칼 폴리머를 생산하는 크레이튼 등 핵심 스페셜티 사업을 굳건히 유지하고 연구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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