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특구 ‘주 52시간제 예외’ 고개…반도체업계 촉각
특구 한정·산업 놓고 적용 범위 쟁점
적용 범위 두고 업계·노동계 시각차
2026-08-04 16:09:54 2026-08-04 16:12:58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논의가 재점화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이 반도체 메가특구 입주 기업에 근로시간 특례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야당에서는 특정 지역이 아닌 반도체 산업 전반에 적용해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반도체업계는 이번 논의가 R&D 업무 특성을 고려한 근로시간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연합뉴스)
 
4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최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메가특구 입주 기업의 R&D 인력에 근로시간 특례를 부여하는 방안 등을 담은 메가특구특별법 추진 방향을 보고했습니다. 이 방안에는 일정 소득 이상 R&D 인력을 주 52시간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근로시간이 아닌 직무와 보수를 기준으로 별도의 보상 체계를 적용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고용부는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반도체 산업의 R&D 인력을 주 52시간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특구에 들어간 기업뿐 아니라, 전국의 반도체 R&D 인력 가운데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 주 52시간제 예외를 적용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정부·여당안은 메가특구 투자 유치와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고 의원안은 반도체 산업 전체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특구 입주 기업에만 예외를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005930) 기흥·화성·평택 사업장과 SK하이닉스(000660)의 이천·청주 사업장 등 기존 사업장이 특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반도체업계는 R&D 업무 특성을 고려한 근로시간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해외 고객사와 늦은 시간 회의를 하거나 정해진 일정에 맞춰 업무를 마쳐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중적으로 일한 뒤 업무가 줄어드는 기간도 있어 주 단위로 근로시간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했습니다. 
 
현행 제도에서도 근로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을 경우,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업무량 급증 등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건별로 인가를 받아야 해, 업계에서는 반복되는 제품 개발과 고객사 인증 일정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메가특구에 근로시간 특례가 도입되면 운영 결과에 따라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반면 노동계는 여전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반도체 R&D 인력의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가 장시간 노동을 고착화하고 근로기준법상 예외를 확대할 수 있다”며 공동 성명을 냈습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제품 개발 기한이 겹칠 때 업무가 몰리는 현상은 반도체 업계만의 특성이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도 나타난다”며 “특정 산업에 예외를 허용하면 다른 업종으로 요구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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