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수현기자] 디지털 융합기술로 인간의 행동양식이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문화적 조건이 형성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방석호)은 '디지털 문화산업의 융합기술에 대한 철학적 성찰' 보고서를 통해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붕괴되면서 새롭게 구성되는 인간의 현실은 문화산업의 변화를 증폭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우선 가상과 현실이 붕괴된 '혼합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마트폰이 상용화됨에 따라 통상 혼합현실은 '증강현실', 즉 실세계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로 대표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혼합현실 개념이 현실에 가상의 정보를 덧씌우는 정보처리기술로써 1차원적으로 이해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가상과 현실은 연장선상에 존재하는 것으로, 디지털 컨버전스를 통해 드러나는 혼합현실은 현실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컨버전스 하에서의 혼합현실을 가상과 현실의 '수렴'으로 이해하고 인간의 경험이 이뤄지는 근본 바탕이라는 의미를 파악할 때, 디지털 문화산업의 발전방향이 새롭게 모색되고 설정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스마트폰의 등장 등 새로운 디지털 문화적 조건 속에서 인간의 의사소통 양식은 다양하게 변모한다"며 "점진적으로 현대사회에 만연한 소외현상의 극복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디지털 융합기술의 발전에 상응하는 정책적 대응체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시각적 문자 중심 방식에 기초한 현 교육환경은 '탈근대적'인 입체적 합리성에 기초한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교육과정과 정책의 수정을 요구했다.
또 "현재 구현된 혼합현실은 현존감 없이 단면만 비추고 있다"며 "혼합현실에 대한 연구에 있어 기술의 영역과 인문학의 영역이 교차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디지털 세계에 반응하는 전략이 수정되지 않는 한, 자유로운 소통의 구축이 제한될 것"이라며 애플, 구글 등에 탑재된 각기 다른 운영체제(OS)에 대한 '폐쇄성'도 함께 꼬집었다.
보고서는 아울러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 호환성 있는 OS 개발에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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