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버려진 땅에서 금맥을 찾는다."
리비아 사태 등 중동 불안에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연일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조선업계가 가스에서 합성석유를 생산하는 GTL(Gas-To-Liquid) 설비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 천연가스에서 합성석유 생산
GTL은 천연가스를 낮은 비용으로 디젤유, 제트유 등 청정액체연료나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화석연료의 고갈과 고유가에 대비한 석유대체자원 개발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업계는 GTL 기술을 이용하면 세계 매장량의 절반을 차지함에도 불구, 지리적 특성과 경제성 문제로 방치돼 온 매장량 0.03㎥ 이하의 중소형 가스전 개발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또 GTL 사업성에 대해서도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이면 경제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 현대중공업, 카타르 GTL 사업 진출..완공 '눈앞'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6년 8월 일본 치요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 다국적 석유회사인 쉘사로부터 카타르 라스 라판시에 설치될 1조7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GTL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일본의 치요다는 설계와 구매를 맡고 현대중공업은 이 설계를 기초로 제 4공구의 시공을 책임진다.
방성근 현대중공업 플랜트사업부장은 "현재 카타르 공사는 98% 가량 공정이 완료된 상태로 올해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 공사가 마무리되면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루 14만 배럴의 초저유황 경유, 나프타, LNG, 등유 등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GTL 플랜트를 선박으로 옮기는 것은 지금도 소규모 모듈형태라면 가능하다"며 "육상의 대규모 GTL 사업도 하면서 해상에서 필요한 소규모 GTL 사업도 동시에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 대우조선해양 "기술 내재화로 GTL-FPSO 건조 목표"
대우조선해양(042660)은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함께 육상 GTL 기술을 해상 선박에 적용하기 위한 개념 설계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향후 연구를 진척해 장기적으로는 GTL-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를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현진 대우조선해양 플랜트 R&D 그룹장은 ""GTL 핵심 공정들은 이미 선진 업체들이 라이센스를 독점화 하고 있는 만큼 일단 초기 기술에 관한 라이센스 획득을 시작으로 단계별로 기술들을 내재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 상용화까지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요구되지만 향후 석유에너지 대체사업으로서 GTL사업은 충분히 유망한 사업"이라며 "조금 더 먼 미래의 사업성을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국내는 아직 초기 수준..향후 투자 지속돼야"
GTL 사업은 현재 쉘 등 외국 선진업체들만이 관련 기술을 독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화학연구원 석유대체연구센터의 전기원 박사팀이 2008년 12월 국내 최초로 실험설비를 개발한 바 있다.
전기원 박사는 "GTL사업은 대규모 연료공장을 짓는 사업인 만큼 잠재적 리스크도 크다"며 "따라서 충분한 기술적 수준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자체적으로 GTL 공장을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국내 업체는 없다"며 "향후 5년 이상의 기술개발이 투자돼야만 도면 설계가 가능한 수준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성근 현대중공업 플랜트사업부 부장도 "자체 도면 설계의 능력은 라이센스를 갖춘 선진 기업들과 협력한다면 2~3년 가량, 자체 독자개발로 간다면 10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며 "꾸준한 기술개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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