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4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2% 올랐다.
지난 3월 물가상승률 4.7%에 비해 낮아진 수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4.1%로 4%선을 넘어선 이후 11월 3.3%, 12월 3.5%로 등락하다 지난 1월부터 다시 4%대에 진입해 연속 4개월 4%대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척도 중 하나인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한 물가지수)도 전년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지난 2월 이후 3개월째 3%대를 기록 중이다.
◇ 정유사 석유제품 할인이 물가 둔화 효과?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정유사가 석유제품 가격을 할인해 물가상승을 둔화시켰다고 추정했다.
재정부는 정유사의 석유제품 할인으로 석유가격에서 1.6%포인트(p)인하 효과가 발생했고 전체 소비자물가에서는 0.1%p인하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2일 4월 소비자 물가동향 브리핑에서 "지난달 정유사의 휘발유 가격 100원 인하 효과가 물가 상승률을 둔화시키는데 대략 2.2%정도 기여했다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유사들의 가격인하에도 불구하고 주유소들은 판매가격을 별로 낮추지 않았고 유가 상승 영향이 겹치면서 실제로는 전월보다 0.1% 하락에 그쳤다. 경유는 전월보다 오히려 1.2% 올랐다.
여기에다 LPG업계가 이달 중에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제 LPG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데 국내 공급 가격을 인상하지 않아 지난 3개월 동안 매달 100억여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 도시가스 요금 인상..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신호탄
지식경제부는 2일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4.8%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가 억제해왔던 공공요금 인상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16개 광역시도별 공공서비스 4월 물가동향은 서울, 경기 등 9개 시도에서 0.1~0.3%씩 상승했다. 올 초 동결했던 공공요금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집세도 전세가격 강세에 따라 1월 2.6%, 2월 2.7%, 3월 3.2%, 4월 3.5%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폭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전세는 4.0%, 월세도 2.3% 올랐다.
원가부담 증가와 인플레 기대심리로 외식비 등 개인서비스 요금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민들이 즐겨찾는 삼겹살과 돼지갈비, 냉면의 인상폭은 계속 크게 나타났다.
외식비는 전년동월 대비 3.3% 올라 올 2월 이후 3개월째 3%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재보선 지역구에서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어 영향을 받았던 강원(0.4%), 광주(0.5%), 전남(0.5%), 부산(0.7%)의 개인서비스 요금 변동폭이 전국 평균(0.3%)보다 높게 나타나 선거가 인플레 기대심리를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지속되고 있는 물가상승에 공공요금 인상이 맞물리면 하반기 물가는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송보경 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감시단장은 "정부가 유류세는 낮추지 않고 정유사의100원 인하 효과만 바라보고 있다"며 "물가상승폭이 주춤했다지만 공공요금 인상이 시작되면 서민들의 물가부담은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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