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얼마 전 경찰이 위치정보 무단 수집을 혐의로 구글과 다음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위치기반서비스(LBS)가 이제 막 새로운 시장으로 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를 육성하려는 노력을 하지는 못할망정 과거 잣대를 들이대며 산업의 싹을 짓밟는 건 아니냐는 비판이다.
◇ 맥어드레스·위치값이 개인 식별 정보?
경찰이 일부 업체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이들이 이용자가 누구인지 식별되는 위치정보를 이용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수집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주장은 이와 다르다. “혐의를 받은 업체들이 수집한 것은 맥어드레스(스마트폰에 내장된 무선랜의 고유번호)와 위도·경도를 나타내는 위치값인데 이것은 결코 이용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가입자 정보 등 다른 자료와 결합했을 때 개인 식별이 가능한 정보가 될 수는 있지만 국·내외를 통틀어 아직 이런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발생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 “확실한 가이드라인 필요”
따라서 이와 비슷한 소모적인 논란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한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현행 위치정보보호법은 스마트폰 대중화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 상황을 반영하지도 못하고 애매한 부분도 많다”며 “이번 사례도 과연 이용자 식별 가능한 정보가 무엇이냐에 대한 기준이 불분명해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결코 이용자의 정보를 가볍게 여기는 게 아니며 악용에 대한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있는데, 경찰이 제대로 된 논의 없이 비현실적 가능성만 가지고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 “제도 정비하는 동안 초가삼간 다 탄다”
하지만 정작 방통위는 “현재 관련 수사가 여러 개 진행 중이라 언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질 지는 알 수 없다”는 태도다. 관련 업계가 답답해하는 대목이다.
위치기반서비스는 아직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는 상황이고 그나마 이용자 행태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 대행 사업이 유일한 대안인데, 이마저도 불분명한 규제의 틀 안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이용자 확보에 매진해야 할 시점에 수사를 받고 있으니 위치기반서비스가 성장할 기회를 모두 잃어버릴 것 같다”며 “법안 개정 논의 및 가이드라인 제정이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cys7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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