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모처럼 강하게 반등했다. 3대 지수는 모두 1% 넘게 상승했고 다우지수가 1만2000선을 회복했다.
무엇보다 뉴욕증시가 지난주까지 6주연속 하락하며 바닥을 형성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반등을 계기로 본격적인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뉴욕증시, 두달만에 최대폭 반등.. 美-中 지표 개선 = 이날 뉴욕증시는 거의 두달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23.14포인트(1.03%) 뛴 1만2076.1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03포인트(1.48%) 오른 2678.72에,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6.04포인트(1.26%) 상승한 1287.87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4월20일 이후, S&P500 지수는 지난 3월21일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발표되면서 미국 경기둔화와 중국 긴축의 불확실성 우려가 완화된 덕분이다. 여기에다 미국 1위 전자제품 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의 실적이 예상을 웃돌면서 지수의 추가 상승을 이끌었다.
개장 전 발표된 지난달 소매판매는 11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상무부는 5월 소매 판매가 3871억달러로 전월에 비해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장에서는 고유가 등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0.2% 상승해 10개월 만에 가장 작은 폭으로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중국의 5월 산업생산이 전년동기대비 13.3% 증가하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이런 가운데 베스트바이가 2011회계연도 1분기 순익이 주당 35센트로, 전년보다는 감소했지만 시장예상치 주당 33센트는 웃돌았다고 전하면서 기업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 기술적 반등..단기 상승추세 유효 = 시장에서는 이번 랠리를 기술적인 측면으로 분석하는 경향이 짙다. 증시의 단기 바닥이 형성됐고, 추가 매수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휴 존슨 어드바이저의 휴 존슨 회장은 지난 8일 발표된 전미투자자협회의 주간 심리지수에서 비관론이 47.7%로 전주에 비해 14.2%포인트 높아졌다는 점을 들며 "투자 심리상 증시는 바닥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의 심리가 더욱 비관적이 됐다는 점은 역발상적으로 시장이 바닥에 더욱 근접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존슨 회장은 "장기간의 증시 하락세와 개인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심리가 함께 나타나면 통상 반등이 나타난다"고 언급했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림탭스는 "1928년 이후 다우지수가 6거래일 이상 하락한 경우는 126번 있었는데 이후 2주일간 수익률은 역사적 평균을 웃돌았다"고 밝혀 오래 하락한만큼 단기반등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주 후반에는 옵션 만기일이 있어 트레이더들이 헤지 포지션 조정에 나서며 거래량이 늘어나고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증시가 오름세를 보인다면 옵션 만기일로 인해 상승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지표·실적 개선..美증시 견인할까 = 최근 미국의 제조업과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발표되면서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은 지수 하락을 이끈 가장 큰 요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지표개선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내비치고 있고, 향후 기업 실적에 대해서도 기대하고 있다.
잭 에이블린 해리스 프라이빗 뱅크의 수석 투자전략가는 "소매판매는 형편 없는 수준이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나았고, 베스트바이의 실적은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상당히 괜찮을 것이라는 사실을 예고한다"고 분석했다.
휴 존슨 회장은 "전문가들은 2분기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을 20%로 예상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0%로 생각하고 있다"며 "현실은 이 둘 사이의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낮은 만큼 2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되는 다음달이 다가올수록 급반등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국 경제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로비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는 회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CEO들은 미국경제를 올해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해 전분기의 2.9%보다 전망치를 낮췄다.
전날 제프리 래커 미국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FRB) 총재도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예상했던 3.5~4%에서 낮출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나단 바실 크레딧스위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지표 개선세를 볼 날은 금방 오지 않을 것이고, 경기둔화 우려는 더 깊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마 샤리프 RBS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경제 상황은 두 걸음 전진하면 한걸음 후퇴하는 것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가 올해말까지 전년대비 2%까지 오를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연준은 경기가 둔화되더라도 양적완화 정책을 거둬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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