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나연기자] 곡물처럼 수확기가 있는 상품은 계절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지만 수확기가 없는 주식이 계절을 탄다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다.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에 강세장이 선다는 사실이 미국 월가에서 관찰됐고 이를 '서머랠리'라고 부른다.
4일 코스피지수가 2140선을 넘어서면서 '서머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압박했던 이슈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그리스 긴축안은 의회를 통과했고,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그렇다면 7월 증시에서 체크해봐야 할 남은 변수는 무엇일까.
◇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실적 발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가 호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도체와 LCD 가격이 1분기 말부터 회복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2분기 내내 바닥이었던 데다가 글로벌 TV와 PC·스마트폰의 수요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다만, 예상을 크게 밑돌 경우에는 증시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가이던스 발표 이후에는 어닝시즌에 대한 영향력이 증시에 확대될 전망이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은 업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특히 실적에 포커스를 둘 때 금융, 음식료, 자동차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미국 경제지표 개선
미국 ISM이 지난 1일 발표한 6월 제조업 지수는 55.3으로 집계돼 전달 53.5보다 상승했다.
ISM 제조업지수는 3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특히 지난 5월 급락 이후 계속된 미국 경제지표 불안과 그리스 사태 등으로 지수가 6월에도 하락세가 이어졌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사전 예상치(51.8)와는 달리, ISM 제조업지수는 예상 외의 상승을 보였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6월 ISM 제조업 지수의 개선은 미국 경기둔화가 고유가, 일본지진, 이상기후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며 "하반기에는 유가하락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일본지진 이후 재건수요 등으로 인해 상반기에 비해 경기모멘텀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8일 발표되는 미국의 6월 고용보고서는 수요망 회복의 주요 경로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그리스 사태 우려 완화
지난주 그리스 의회는 향후 5년간 정부지출 삭감, 세금인상, 국영자산 민영화를 통해 284억 유로를 절감하는 재정긴축 이행법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3일 예정된 유로존 재무장관회담에서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이 결의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2차 구제금융에 대한 유로존 합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며 "그리스발 유로존 재정위기는 아직 여진이 있을 것이지만 큰 고비를 넘기며 봉합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7일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 금리를 발표한다.
지난주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금리 인상 시사 발언이 전해진 만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서대일 대우증권 연구원은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지만, 트리셰 총재가 이미 분명한 신호를 주었던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 중국 긴축 기조 유지될까
지난주 발표된 중국의 경기선행지표들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6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3개월 연속 하락했고 5월 경기선행지수도 4개월 만에 재차 하락했다.
김광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PMI의 둔화로 경기 과열 우려가 낮아지고 성장 둔화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긴축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책당국은 물가지표의 둔화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소비자물가가 6~7월을 고점으로 둔화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긴축기조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긴축 효과가 가시화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되면 정책의 초점은 물가에서 경기로 이동할 것"이라며 "하반기 통화당국의 긴축 강도는 2차례의 금리 인상과 6차례의 지준율 인상을 단행했던 상반기에 비해 완화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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