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지현기자] 그리스 사태가 쉽사리 진화되지 않는 가운데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이 디폴트 직전 수준까지 강등됐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13일(현지시간)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디폴트(채무불이행) 등급 직전 수준으로 강등했다.
피치가 부여한 국가신용등급은 'CCC'로 이전 `B+'에서 3단계 하향조정된 것이다.
이에 앞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지난달 13일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CCC'로 3단계 낮췄고, 무디스도 이보다 앞선 지난달 1일 같은 수준인 `Caa1'로 떨어뜨렸다.
◇ 국제신평사 "그리스 사태 해결 기미 안보여"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연이어 그리스 신용등급을 강등시킨 것은 그만큼 그리스 재정위기 해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피치는 그리스 강등 이유에 대해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그리스 지원방안이 신뢰할 만하지 않는 데다 민간투자자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일과 12일 EU 재무장관 회담에서 나온 그리스 지원방안이 부진한 데다 최근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투자자들의 참여를 기대한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 유로존의 불협화음 등 그리스 전망 '비관적'
앞으로의 그리스 사태 해결 전망 역시 어두운 상황이다.
IMF는 이날 "그리스의 경제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큰 폭으로 위축될 것"이라며 "광범위한 적자감축 조치에도 불구하고 부채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스의 GDP는 3.8% 위축되는 반면 부채는 2012년 GDP의 172%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그리스 사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유로존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유로존은 유로존과 IMF의 추가 대출 제공뿐 아니라 민간투자자들도 자발적인 롤오버를 통해 지원에 동참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민간투자자들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으로 그리스 국채를 재매입하는 방안 역시 유럽중앙은행(ECB)와 독일 등이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이번주로 알려졌던 유럽 정상회담도 지연돼 그만큼 그리스 해결이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주요외신들은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긴급 정상회담을 제안해 15일 브뤼셀에서 정상회담이 열리기로 확정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하지만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에 난색을 표하면서 회담은 다음주로 연기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의 민간채권단 참여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안지현 기자 sand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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