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프라임브로커 자격 3조원..온도차 '뚜렷'
삼성·대우 '해볼만 하다', 미래에셋證 사실상 포기
2011-07-26 16:11:31 2011-07-26 18:38:35
[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증권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프라임브로커 자격을 위한 자본금 규모가 3조원으로 결정되면서 업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6일 금융위원회는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위한 자본금 규모를 3조원으로 정했다. 또 자본금 규모는 법 개정 이후 업무범위 확대 추이에 따라 상향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라임브로커는 헤지펀드 설립 지원부터 자금모집, 운용자금대출, 주식매매위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를 말한다.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의 주요 업무영역 중 하나다.
 
먼저 현 자기자본 규모가 2조원 이상으로 추가 확충 자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증권사들은 좀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대우증권(006800)은 지난 3월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가 2조8630억원이다. 증권사 톱인 자기자본 규모지만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위해서는 약 1000억원 가량이 더 필요한 상태다
 
이와 관련 대우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이 많이 모자라는 상태도 아니고 아직은 결정된 게 없다”며 “지주사에서 자본에 대한 것을 확정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기자본 규모 2위인 삼성증권도 자본을 확충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증권(016360) 관계자는 “현재 자기자본이 2조8000억원 수준인데 작년에는 2조6000억원 규모였다”며 “1년 새 2000억원 정도 늘어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올해 말이면 자연스레 3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외 자기자본 규모가 2조원 이상인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프라임브로커 업무 진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자본 확충 방법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반면 자기자본이 2조원 미만인 증권사들은 최소 자기자본 규모가 시장의 기대와 달리 높아지면서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프라임브로커 업무에 대한 의지가 사라진 기색이 역력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1조9000억원으로 업무 인가를 위해서는 조 단위의 금액을 증자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037620) 관계자는 “3조원까지 증자하는 것은 너무 부담스럽다”며 “헤지펀드 재간접 판매도 잘 하고 있고 은퇴자산이나 해외 비즈니스 등 다른 시장도 있기 때문에 프라임브로커 업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기존 잘하고 있는 비즈니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프라임브로커 업무에 대한 포기선언이다.
 
대표가 직접 프라임브로커 업무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던 신한금융투자는 3조원 규모가 많다면서도 지속적으로 준비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우리가 신한지주 100% 자회사다보니 자본 확충은 신한지주와 상의해야 할 부분”이라며 “기존 자기자본 2조원, 2조5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그에 맞춰 준비해 왔는데 업계 예상과 달라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당장 시장에 진출하진 않더라도 차차 기회를 노리겠다는 입장이다.
 
대신증권(003540) 관계자는 “프라임브로커 업무 인가와 관계없는 일을 먼저 시작해 트랙 레코드를 쌓은 후 규제가 완화된다든가 증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 관련 사업으로 진출하겠다”며 “증자라든지 더욱 상세한 계획은 부서 간 의견 수렴을 거쳐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소연 기자 nic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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