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연간 6경6300조원 규모로 거래되고 있는 지수선물과 옵션 등 파생상품에 거래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향후 세제개편안에 반영될 전망이다.
한국조세연구원은 24일 이 같은 내용의 '파생상품에 대한 과세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향후 기획재정부의 세제개편안에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발표자료는 재정부가 조세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매년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관례적으로 발표돼왔던 만큼 사실상 정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사들의 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지난해말 현재 6경6301조원으로 지난 2006년보다 47.9% 증가했고, 거래잔액은 4782조원으로 81.8% 늘어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KOSPI)200 선물시장에서는 지난 '97년부터 거래규모가 연평균 77.6% 성장했고, 코스피200 옵션의 경우는 세계 최대규모 거래를 기록하는 등 국내 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세계 최대수준이다.
홍범교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제발표에서 "국제적으로 볼 때 파생금융상품에 대해서도 양도소득세의 형태로 과세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라고 전제했다.
홍 연구위원은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현물시장에서 양도차익세를 과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생금융상품에 대해서만 양도차익과세를 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따라서 파생금융상품장에 대한 거래세의 도입이 차선책으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거래세 부과는 거래 비용을 증가시켜 차익 거래나 시장 안정화 거래를 억제해 시장 유동성 감소와 시장 효율성을 낮출 수 있고, 시장 개방과 금융시장 통합 상황에서 거래가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04년 세제개정안에서도 파생상품거래에 대해 양도차익세를 부과하려던 정부의 시도는 무산됐다.
홍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안정성을 헤치는 과도한 투기를 억제해 시장안정을 도모할 수 있고, 금융시장으로의 과도한 자본집중을 억제해 자본의 효율적 배분과 세수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장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홍 연구위원은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미 시장이 확립된 코스피(KOSPI) 200 선물과 옵션 등의 상품에 한정해 초기에는 낮은 세율로 과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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